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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너울을 넘어 가닿을 그곳은


조진향 기자 / joy8246@naver.com입력 : 2025년 06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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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사아트센터에서 예태미술관 마당으로 들어서자 오른쪽에 우뚝 솟은 철재 구조물이 눈에 들어왔다. 철재 난간에는 하얀색 줄이 길게 늘어져 있고, 낙동강에서 불어온 바람결에 촤르륵 촤르륵 소리를 내며 흔들렸다. 마치 파도소리 같다. 살펴보니 아래쪽 가운데에 작은 배 한 척이 막 출발하려는 듯 놓여있다. 바람이 일으키는 파도의 너울을 타고 그 어느 곳이든 가닿을 듯하다. 

길게 늘어진 하얀 리본(노끈)이 바람에 움직일 때마다 해안선으로 밀려온 파도처럼 하얀 포말을 일으키고 있었다. 철재 난간 설치도 힘든 일이지만 난간 꼭대기에 설치된 철망에 리본 하나하나를 매어 아래로 늘어뜨리는 작업은 또 얼마나 시간이 걸렸을까? 위쪽에 철망이 설치되어 있고 앞쪽에는 절제 난간 바닥까지 오는 흰 리본들이 가지런히 늘어져 있다. 뒤쪽에는 철제 난간의 중간 길이까지 오는 흰 리본들이  스킬 자수를 놓듯 칸칸이 늘어져 있다. 풍성한 머리카락 같기도 하고, 세상사의 먼지를 털어내는 커다란 먼지털이 같기도 하다.  

누군가를 먼 곳으로 배웅하며 지붕 위에 올라가 그의 이름을 부르는 초혼 의식 같기도 하다. 하늘과 땅 사이를 떠도는 영혼이 이 줄에 걸려 춤추는 것 같다. 세상사는 동안 자유롭지도, 한번 하늘을 올려다 볼 사이도 없이 그저 땅만보고 살아온 세월에 대한 하소연 같기도 하고. 허공을 떠돌던 바람이 잠시 쉬려고 내려왔다가 재미난 놀이터라도 발견한 듯 오래 오래 머물러 있는 모습이다.

작가 김결수 Labor & Effective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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