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학교의 새, 교조(校鳥)가 무엇인지 아세요? 저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답니다. 딱다구리처럼 머리에 주홍색과 흰색 살짝, 검은색이 어우러진 뾰족한 관을 쓰고, 부리도 가늘고 길쭉하면서, 흰색과 검은색 줄이 교차하는 날개 무늬를 갖고 있고, 머리와 몸통은 주홍보다는 연갈색 쪽에 가깝습니다. 풀밭에 내려앉아 사람을 보고도 무서워하지 않고 먹이를 쪼아먹는 모습이 귀여운 새입니다.
정답은 바로, 후투티입니다. 후투티는 길상, 강직한 성품, 충절을 상징합니다. 후투티는 이상과 현실의 균형과 조화를 나타내고, 높은 관은 이상과 진리의 탐구, 긴 부리는 현실 문제 해결을 의미한다고 하네요. 대학교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나요? 동물과 사람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살아왔습니다. 어떤 동물은 두렵기도 하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극복하고, 사냥하고 길들이면서 동물로부터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조상들의 생활 속에는 정말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하는데요, 울산반구대 암각화처럼 선사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계명대학교 행소박물관은 '동물과 인간'이라는 주제로 창립 126주년 기념 특별전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행소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동물이 표현된 그림, 도자기, 토기, 공예품과 현대 작가 작품까지 90여 점을 선보입니다. 이번 전시회는 사람들의 생활 속에 표현된 동물들이 어떤 의미와 상징성을 가지는지 알아보는 것도 관람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행소박물관 1층 동곡실(특별전시실)에서 5월 22일부터 10월 31일까지 전시합니다.
행소박물관에는 석기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류 문화의 발전과정과 유물들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행소박물관에서 진행한 고령이나 성주, 경주 등에 있는 고분군 발굴과정에서 출토된 여러가지 유물도 보관하고 있습니다. 석기시대 유물부터 귀금속제 장신구와 토기, 무기류, 말갖춤 등을 제1전시실과 제2전시실에 전시하고 있습니다.
용은 입신양명이나 성공을 상징하고, 큰 인물의 탄생 설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상상 속의 동물입니다. 용은 낙타의 머리, 사슴의 뿔, 토끼의 눈, 소의 귀, 뱀의 목, 큰 조개의 배, 잉어의 비늘, 매의 발톱, 호랑이의 주먹을 지닌 특이한 모습입니다. 죽은 이를 지키는 사신 가운데 동쪽을 지키는 좌 청룡에 해당하는 신으로, 구름과 비를 관장하는 물의 신이자, 불교에서는 불법과 나라를 지키는 수호신으로 여겨집니다. 조선시대에는 왕의 권위와 신성함을 상징하여 왕이 의복이나 의자, 도자기 등 왕이 사용하는 물건에 자주 쓰였습니다. 십이간지 가운데 다섯 번째 등장합니다.
상상 속의 동물이 또 있습니다. 봉황, 해태, 기린입니다. 봉황은 '새 중의 새'로 왕이 어진 정치를 펼치고 나라가 태평할 때 나타난다는 상상의 새입니다. 봉황은 오동나무가 아니면 깃들지 않고 먹이는 대나무 열매라고 합니다. 봉황은 사신 가운데 남쪽을 지키는 신, 주작으로 표현됩니다. 봉은 수컷을, 황은 암컷을 뜻합니다. 어진 정치로 나라를 태평하게 이끌어달라는 의미에서 봉황은 대통령의 권위를 상징하며 대통령이 사용하는 물건에 자주 사용됩니다.
해태는 사람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지혜를 상징하는 상상의 동물로, 잘못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뿔로 들이받고, 옳지 못한 이를 문다고 하네요. 조선시대에는 사헌부의 수장 대사헌의 관복에 해태 문양을 수놓은 흉배를 달았답니다. 해태는 물에 살기 때문에 불이 나는 것을 막는다는 의미로 궁궐 앞이나 큰 절에 놓이기도 합니다.
기린도 상상 속의 동물로, 목이 긴 아프리카의 기린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슴의 몸, 소의 꼬리, 말의 발굽과 갈기를 지니고 이마에는 뿔이 있답니다. 그런데 이 뿔이 살로 되어 있어 다른 짐승을 해치지 않는 어진 동물이라고 해요. 기린은 훌륭한 자손이 끊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답니다.
거북은 죽은 이를 지켜주는 사신(四神) 가운데 북방을 지키는 현무로 불립니다. 좌 청룡 우 백호 남 주작 북 현무. 이 현무는 거북이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거북이는 바다 신의 수행원이고, 땅과 바다를 오가는 동물로 장수를 상징합니다.
거북 모양의 화약통은 조선 후기에 화약을 넣어 가지고 다니면서 전쟁터에서 병사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휴대용 화약통입니다. 언제든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전장에서 오래 살아남기를 바라는 마음이 거북 모양을 한 화약통으로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드네요.
조선시대까지도 호랑이는 우리의 산야를 누비고 다니며 사람들을 잡아먹던 동물이었습니다. 일제강점기 때 호랑이를 대거 사냥하면서 자취를 감췄고 지금은 동물원에 가야 그 위용을 볼 수 있습니다. 호랑이는 용맹하고 거침없고 무자비하기 때문에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호랑이의 용맹함은 나쁜 기운을 막고 가정의 행복을 지켜주는 신성한 동물로 신격화됩니다. 우 백호의 백호가 바로 호랑이지요. 호랑이는 죽은 자를 지키는 사신 중 하나로 서쪽을 지키는 수호신이자 십이간지의 세 번째 동물입니다.
선조들은 호랑이를 재미있고 익살스럽게 표현해서 가까이 두고 감상했습니다. 까치와 호랑이를 함께 그린 이 민화는 좋은 소식과 나쁜 기운을 물리친다는 의미와 함께 조선 후기 양반과 서민의 갈등을 해학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하네요.
오리는 죽은 이의 영혼을 하늘로 인도한다고 여겨 선조들은 오리 모양 토기를 무덤에 넣기도 했습니다. 한 쌍의 오리는 부부간의 인연과 깊은 사랑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충성스러운 개, 성공과 출세를 나타내는 닭과 원숭이, 많은 자손 번성과 영화로운 삶을 뜻하는 물고기, 애벌레에서 번데기로 번데기에서 나비로 탈바꿈하는 나비는 변화와 성장을 상징하고, 나아가 재생, 불멸, 영원, 부활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답니다. 나비나 동물들은 꽃이나 나무와 함께 표현되어 조화로운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특히 오래사는 10가지인 십장생으로 사슴, 학, 거북과 함께 해와 산, 바위, 소나무, 물, 구름, 불로초는 자주 민화에 등장한다. 여기에 복숭아나 대나무가 들어가기도 하고 국화나 연꽃, 포도가 추가되기도 한다.
이처럼 선조들은 동물들을 친근하고 유용한 의미로 새롭게 해석하여, 사용하는 물건에 문양을 새겨넣고 부정적인 이미지와 긍정적인 이미지 가운데 긍정적인 부분만 골라 그 의미를 확대하고 비틀고 해학적으로 표현해서 친근하게 다룰 줄 알았습니다.
한편, 계명대학교는 1899년 제중원(동산의료원 전신)으로 창립해서 1906년 현 동산병원 위치(대구시 중구 동산동)로 옮겼고, 1911년 제중원을 동산기독병원으로 명칭을 변경했습니다. 1924년 동산기독병원 내 간호부 양성소(계명대 간호대학 전신)를 설립하고 1948년 병원 부속 간호고등학교를 개교했습니다. 1953년 미국 북장로회 주한 선교부 안두화 선교사, 최재화 목사, 강인구 목사 등 교회 지도자들이 4년제 고등교육기관 대학 설립 준비 위원회를 구성하여 계명기독학관(4년제 고등교육기관, 영문학과, 철학과) 설립을 인가받고 학관장에 감부열 박사가 취임하여 1954년 5월 20일 계명기독학관을 개관했습니다. 1978년 종합대학으로 승격되어 계명대학교로 교명을 변경하고 1980년 의과대학 설치 인가를 받아 계명기독대학이 동산기독병원 유지재단을 합병하여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동산병원으로 개원했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학부를 개설하고 발전시켜 현재에 이릅니다.
행소박물관은 1977년 3월 박물관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1978년 5월 20일 개관했습니다. 처음엔 계명대 대명캠퍼스에 있는 동서문화관으로 문을 열었으며, 1989년 2월 대명동산도서관 7층으로 이전했다가 2004년 5월 20일 성서캠퍼스 신축 박물관으로 개관했습니다. 그동안 고령 지산동 고분군, 고령 본관동 고분군, 성주 성산동 고분군, 안동 임하댐 수몰지구 고인돌 유적, 김천 송죽리 유적, 김천 교동 관아, 객사 유적, 울산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유적, 경주 황상동 유적 등을 발굴.조사하였습니다. '행소'는 계명대학교 총장이신 신일희 박사님의 호 '행소'에서 따온 것으로 보입니다. 행소박물관은 학술연구와 조사를 진행하고, 유물과 문화에 대한 사회교육도 실시합니다. 박물관은 유물 정리실, 수장고, 학예연구실, 상설전시실과 특별전시실, 시청각실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