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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너울을 넘어 가닿을 그곳은


조진향 기자 / joy8246@naver.com입력 : 2025년 06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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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사아트센터에서 예태미술관 마당으로 들어서자 오른쪽에 우뚝 솟은 철재 구조물이 눈에 들어왔다. 철재 난간에는 하얀색 줄이 길게 늘어져 있고, 낙동강에서 불어온 바람결에 촤르륵 촤르륵 소리를 내며 흔들렸다. 마치 파도소리 같다. 살펴보니 아래쪽 가운데에 작은 배 한 척이 막 출발하려는 듯 놓여있다. 바람이 일으키는 파도의 너울을 타고 그 어느 곳이든 가닿을 듯하다. 

길게 늘어진 하얀 리본(노끈)이 바람에 움직일 때마다 해안선으로 밀려온 파도처럼 하얀 포말을 일으키고 있었다. 철재 난간 설치도 힘든 일이지만 난간 꼭대기에 설치된 철망에 리본 하나하나를 매어 아래로 늘어뜨리는 작업은 또 얼마나 시간이 걸렸을까? 위쪽에 철망이 설치되어 있고 앞쪽에는 절제 난간 바닥까지 오는 흰 리본들이 가지런히 늘어져 있다. 뒤쪽에는 철제 난간의 중간 길이까지 오는 흰 리본들이  스킬 자수를 놓듯 칸칸이 늘어져 있다. 풍성한 머리카락 같기도 하고, 세상사의 먼지를 털어내는 커다란 먼지털이 같기도 하다.  


누군가를 먼 곳으로 배웅하며 지붕 위에 올라가 그의 이름을 부르는 초혼 의식 같기도 하다. 하늘과 땅 사이를 떠도는 영혼이 이 줄에 걸려 춤추는 것 같다. 세상사는 동안 자유롭지도, 한번 하늘을 올려다 볼 사이도 없이 그저 땅만보고 살아온 세월에 대한 하소연 같기도 하고. 허공을 떠돌던 바람이 잠시 쉬려고 내려왔다가 재미난 놀이터라도 발견한 듯 오래 오래 머물러 있는 모습이다.


작가 김결수 Labor & Effectiveness

작가는 어떤 대상이나 사물을 또 다른 무엇인가로 새롭게 태어나게 한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바다, 배, 노끈을 조형화하고 호흡을 불어넣어 인간의 마음 속에 잠들어 있는 심성을 일깨운다. 무생물에게 정령을 심어주고, 살아있는 생명을 가진 주체로 바꿔주는 작업을 하는 사람, 바로 작가이다.  -작가노트 중에서


김결수 작가의 노동과 효과성(Labor & Effectiveness)을 주제로 한 개인전은 5월 23일부터 6월 29일까지 예태미술관(경북 칠곡군 석적읍 강변대로 1570-1) 1층 제1,제2전시실에서 열립니다. 


김결수 작가는 경상북도 칠곡군 왜관에서 태어나 계명대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동대학교 대학원 미술교육학과를 졸업했으며,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에서 38회의 개인전을 가졌습니다. 노동이 그 자체로 예술이라는 개념적 서술로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 2014 사라예보 윈터 축제-국제현대미술제, 대구미술관, 2018 평창올림픽, 세계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등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튀르키에, 프랑스, 몽골 등 해외전에 초대 출품하였습니다. '노동&효과'라는 주제로 삶의 언저리에서 발견한 물체를 생생한 삶으로 환원해가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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