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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엄청난 첫눈, 기후변화 아닌 기후붕괴의 징조를 읽다


조진향 기자 / joy8246@naver.com입력 : 2024년 12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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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여러 칼럼의 글들을 공유합니다. 이 글은 피렌체의 식탁(http://www.firenzedt.com)에 2024.12.04 올라온 김해동 계명대학교 환경학부 교수의 글입니다. 얼마 전 쏟아진 눈폭탄으로 많은 지역이 피해를 입었고 그것은 기후변화의 시작점이고 앞으로 더 큰 자연재해가 일어날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다같이 이 위기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생각해보고자 게재합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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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도는 지난해에 이어서 금년까지도 계속하여 더욱 빠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지구 평균온도는 기상관측 역사상 가장 높았던 2016년의 기록을 7년 만에 뛰어넘어서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세계기상기구(WMO)에 의하면 전 지구 평균온도는 2023년 6월부터 지금까지 매달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 결과 2024년의 지구평균온도는 지난해보다 약 0.2나 높아진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지난 100년 동안의 연평균 온도상승이 대략 연간 0.01℃정도였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작년에 비하여 올해 0.2℃ 상승한 것은 20년 동안 상승할 기온이 한 해만에 오른 대단한 사건입니다.

해수온도 상승도 기온과 비슷한 상황입니다. 금년 3월 19일에 CNN은 2023년 3월 중순 이래로 전 세계 해양온도가 1년이 넘어서도록 매일매일 역대 최고 온도를 갱신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 그런 상황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세계기상기구가 금년 3월에 발간한 ‘전 지구 기후상황보고서 2024(State of the Climate 2024)’에 수록된 전 세계 해양의 수온상승 경향은 충격적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밖에 없을 정도입니다.

산업혁명 이후 축적된 열의 90%는 바다에

이유는 축적된 열입니다. 산업혁명 이래로 온실가스가 지구에 축적한 열의 90% 이상이 해양에 저장되어 왔는데 해양 저장열은 바다 깊숙이 분산되는게 아니라 60%가 표층에 쌓였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느끼는 바닷물 온도, 전 세계 해수온도는 당장 내일부터 인류가 온실가스 방출을 완전히 멈춘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수백 년 내로는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그렇게 뜨거워진 해양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곳은 온대지방입니다. 대서양 중부와 우리나라 주변 동북아지역의 해역같은 곳입니다. 특히 양쪽이 좁은 자루 형태의 지중해, 삼면이 육지로 둘러쌓인 한반도의 서해같은 곳은 열파로 달궈진 바닷물이 인근 해역과 순환대류하는게 충분치 않기에 위험합니다. 이런 곳들은 해수온도 상승도 빠르고, 표층수온이 갑자기 2도 이상 높아져서 2주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말하는 해양폭염(Marine heat wave)도 가장 심각합니다.

금년 여름에도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표층 수온은 30도에 가까울 정도로 고온이었는데, 이것은 적도나 아열대 해역의 그것에 버금가는 수준이었습니다. 이런 높은 해수온도가 여름철엔 낮과 밤의 구분도 없이 초고온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한국의 싱가포르화, 열대야의 원인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겨울철 우리나라의 첫눈을 낭만과 거리가 먼 기후재해로 기억될 폭설로 만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최근에 발생한 프랑스 파리의 폭설, 올 10월 발생한 스페인 동쪽 발렌시아 지방의 대홍수도 인접한 지중해 해역의 높은 해수온도가 만들어낸 특이한 사건이었습니다.

이들 현상들에서 기후붕괴의 징조가 읽힙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기술해 보려합니다.

폭설 첫눈, 파리 폭설 그리고 스페인 폭우

올해 11월 27일부터 29일까지에 걸쳐서 한반도에 내린 첫눈은 매년 시베리아 기단에서 찬 공기가 우리나라로 내려올 때에 서해 바닷물이 증발하여 상공에서 응결하여 눈으로 내리는 그런 현상이었습니다. 이런 현상은 거의 매년 발생하는 일상적인 일입니다. 그런데 이런 원인으로 내리는 눈은 서해안 지방에 국한되어 내립니다. 보통의 경우엔 시베리아 찬 공기가 북풍에 가까운 북서풍으로 불어오기에 눈구름이 서해 연안을 따라서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엔 시베리아 고기압이 평년에 비하여 남쪽에서 발달하여 시베리아 찬 공기가 거의 서풍에 가깝게 불었습니다.

그래서 서울 및 수도권에서 강원도 영서지방에 걸쳐서 내륙 깊은 곳까지 가로로 길게 폭설이 내렸습니다. 시베리아 공기의 기온이 그다지 낮지 않았고 그 공기가 서해를 횡단해온 탓에 서해안 근처에서는 증발한 수증기가 눈으로 응결되지 못하여 비와 눈이 섞여 내리는 곳도 있었습니다.

서해의 바닷물이 많이 증발하려면 해수온도와 그 위로 부는 찬 공기 간의 온도 차가 커야 합니다. 이번에 내려온 시베리아 공기의 온도는 별로 낮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서해의 증발량이 적어야 하고 내리는 강설량도 적어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많은 증발이 생겼을까요? 그것은 서해의 해수온도가 너무 높았기 때문에 해수온도 빼기 시베리아 공기의 온도차가 컸던 탓입니다.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높은 해수온도는 산업혁명 이래로 대기에 축적된 온실가스가 만들어낸 열 때문입니다.

겨울 편서풍이 만든 저기압, 바닷물 습기 빨아들여

폭설이 내렸던 또 하나의 원인은 서해에서 증발된 수증기를 잔뜩 머금은 시베리아 공기가 내륙으로 침투해 올 동안에 우연히도 상층 편서풍 파동이 증폭되어 저기압이 만들어진 것에 있습니다. 이번에 이 저기압은 서울 수도권 북쪽에 위치했습니다. 편서풍 파동의 증폭으로 생기는 저기압같은 것을 절리 저기압이라고 부르는데, 이 저기압 내부의 공기는 북극권에서 내려온 탓에 매우 저온상태입니다. 그리고 이 저기압은 주변 공기를 빨아들이듯 모여들게 하고, 상승시킵니다. 서해를 건너온 습윤한 공기가 절리저기압을 만나서 상승하면서 찬 공기와 혼합하여 급속히 응결되어서 폭설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런 저기압은 편서풍 파동이 남북방향으로 뱀처럼 크게 사행(蛇行) 할 때에 만들어집니다. 여름철에 편서풍 파동이 북쪽으로 사행하여 오메가(Ω) 모양을 이룰 때엔 고기압이 만들어지고, 지상에 열돔 현상을 만들어냅니다. 살인적인 폭염발생의 메커니즘입니다. 겨울철에 남쪽으로 크게 사행하면 오메가 글자를 거꾸로 뒤집어놓은 모양이 되고, 그렇게 절리 저기압이 만들어집니다. 한파와 폭설을 유발하죠. 우리나라의 이번 폭설은 이런 현상이 더해진 탓입니다.

폭염과 한파(폭설)을 만들어내는 편서풍 파동의 큰 사행은 지구온난화로 북극권의 기온 상승이 중∙저위도보다 훨씬 높은 탓에 과거보다 훨씬 자주 그리고 더 대규모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절리 저기압이 더 자주 나타날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이번에 우리가 겪은 폭설에서 기후붕괴의 징조를 읽을 수 있는 겁니다.

프랑스 파리의 폭설과 스페인의 대홍수 사건도 수십 년 만에 나타난 특이한 사건이었는데, 원인은 우리나라의 폭설과 마찬가지로 높은 해수온도로 만들어진 지중해의 습윤한 공기와 편서풍 파동의 큰 사행으로 북쪽에서 내려온 차가운 공기가 만나서 만들어진 기후재해였습니다. 스페인에선 10월 대홍수로 사람이 200명 넘게 죽었습니다. 홍수가 내린 발렌시아 지방은 대체로 고온건조한 기후로 오렌지를 많이 생산하는 곳입니다. 그런 곳에 불과 8시간 만에 2년 분량의 비가 내렸다고 합니다.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의 나라에서 발생한 뜻밖의 사건이었습니다.

금년 여름에 지독한 폭염이 기승을 부릴 때에, ‘그래도 지금의 상태는 장래 우리가 살아갈 날에서 가장 시원한 여름일 것’이라는 말이 유행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지나치게 높은 해수온도와 편서풍 파동의 큰 사행(=증폭)도 지금이 가장 나은 상태이고, 해가 갈수록 더욱 악화되어갈 것입니다. 그래서 기후재해는 여름철만의 문제가 아니라 겨울철에도 해가 갈수록 더욱 가혹해져갈 것입니다.

해양 수온 상승의 문제에 대하여

우리나라 주변의 높은 해수온도 상승을 파악한 것은 이미 오래 전의 일입니다. 2012년에 우리나라와 일본 기상청이 각각 발간한 동아시아 기후전망 보고서는 한반도의 기온상승이 매우 빠를 것이라는 점에 같은 의견을 냈고, 그 중에서도 서쪽 지역이 더욱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 원인으로 한반도 주변의 높은 해수온도 상승을 지목하였는데, 특히 서해의 해수온도 상승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 다음 해인 2013년 1월엔 우리나라의 해양환경공단이 전 세계의 온실가스 배출이 현상을 유지한다면 21세기 말까지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수온은 무려 5.3도 상승하여 연평균 해수온도가 20.9℃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었습니다. 또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가 2019년에 작성한 기후변화적응 세부계획에서도 우리나라 해역의 높은 수온상승과 해양폭염(Marine Heat wave)의 심각성을 지적했습니다. 이번 폭설 사건을 다룬 어떤 언론사의 기사엔 서해의 너무 높아진 해수온도에 전문가들도 당혹해한다는 글이 보였습니다. 이미 충분히 알고 있었던 문제였는데 대응이 미흡했던 것 같습니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은 이미 오래전에 이를 알아챘고, 보고서로 정책담당자들에게 전달도 하였지만 그것은 보고서로만 그쳤고 정책적 대비로 이어지지 못하였을 뿐입니다. 실질적인 대비로 활용하지 못한 탓에 지금 우리는 기후붕괴 현상이 깊어질 때마다 그저 당혹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사례들은 국내외적으로 널려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격언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바람을 담아서 지금부터라도 우리가 대비해야 할 기후붕괴 문제를 제기해 보려 합니다. 가능한 빠른 시간 안에 잘 정리하여 제시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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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해동은 어린 시절부터 과학 교사를 꿈꾸어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기상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짧은 교사 생활을 거쳐 동경대학 대학원에서 기상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박사과정 중 목도한 해양 철분 살포 실험을 계기로 기후변화 문제에 기여할 과학의 역할을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기상청 기상연구소 연구관을 거쳐 1998년부터 계명대학교 환경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기상연구관 시절에는 1993년 동아시아 여름철 이상저온 현상에 따른 대흉작을 계기로 ’기후변화에 따른 한국과 일본의 농업 생산량 변동 연구‘를 일본과 공동으로 수행하였다. 계명대 교수로 부임한 이래 기후변화와 도시 열섬 연구에 집중하였다. 기후학뿐 아니라 재생에너지와 대기오염 등 다양한 연구 분야와 다수의 국가 연구 과제에서 왕성한 성과를 거두어, ’비사 학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초·중·고 교육과정 작성, 고교 환경 교과서 집필과 초·중등 과학 교과서 검정 작업, 대학입시 과학 부문과 전문대학원 자격시험, EBS 국어 비문학 부문 출제에 참여하였다. 여러 국가기관의 자문위원과 시민단체의 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다.

출처 : 피렌체의 식탁(http://www.firenzed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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