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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오늘의 방문 / 이순화


조진향 기자 / joy8246@naver.com입력 : 2022년 03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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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방문

                                     이순화

텅 빈 방에서 그를 봤어
우묵하게 들어간 침대 위에서
꽃잎 붉은 커튼 뒤에서 스며드는 햇살 속에서
텅 빈 방에서 그를 봤어
옷장 문을 열자 당신 거기, 얼마나 오래 있었던 거야
내가 구석을 들어 올리자 어둠이 주르륵
흘러 내렸어, 슬픈 눈동자
수천수만 개의 눈동자들이 구석으로 굴러다녔어
샐비어 붉은 목대 꺾고 선
텅 빈 방, 배낭처럼 구겨져 있는 그를 봤어
배낭을 들어 올리자 회색빛 거리의 바람이 우우우우 
쏟아져 내렸어
나는 젖은 양말을, 젖은 마음을, 뇌수를 건조대에 걸어 
널었지
지나가던 구름이 주춤주춤 뒤돌아보는 정오

<지나가지만 지나가지 않은 것들> 이순화 시집에서 발췌

↑↑ ↑↑ 이순화 시인
2013년 시 전문지 『애지』등단. 난설문학회 회장 역임
시집『지나가지만 지나가지 않은 것들』, 『그해 봄밤 덩굴 숲으로 갔다』


이순화 시인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2013년 시 전문지 '애지' 가을호에 '문득 잠에서 깨어나' 등 10편의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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