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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우리 춤춰요/이순화


조진향 기자 / joy8246@naver.com입력 : 2021년 12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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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춤춰요

이순화
쓸쓸하다는 말 대신에
사랑한다는 말 대신에
우리 춤춰요

그대를 멀리 두고 나는 여기서
스치는 바람과 춤춰요
떠도는 공기와 춤춰요

두 팔과 두 다리와 쓸쓸한 저녁과 춤춰요

찻잔과 연필과 식탁 위 시든
꽃잎과 나는 벌써 이렇게
취해 있는걸요
어둠이 발등을 두 무릎을 적시기 전에
또 하루가 저물어 서쪽
별들이 벼랑 끝으로 몰리기 전에
모든 추락하는 것에 손을 얹어
춤춰요

그대를 멀리 두고 나는 여기서
내 긴 머리칼과 하얀 두 손과
붉게 타오르는 저녁놀 굽이쳐 흐르는
산맥과
아득하게 떨어져 내리는 우주의
가난한 영혼과

사랑한다는 말 대신에
쓸쓸하다는 말 대신에
우리 춤춰요

↑↑ 이순화 시인
2013년 시 전문지 『애지』등단. 난설문학회 회장 역임
시집『지나가지만 지나가지 않은 것들』, 『그해 봄밤 덩굴 숲으로 갔다』

이순화 시인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2013년 시 전문지 '애지' 가을호에 '문득 잠에서 깨어나' 등 10편의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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