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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카를 마르크스, 자본주의의 혁명적 변혁으로서의 철학 3


조진향 기자 / joy8246@naver.com입력 : 2021년 1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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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 마르크스, 자본주의의 혁명적 변혁으로서의 철학 3

이재성(계명대) 교수

생산력과 생산관계에 근거해서 이루어지는 물질적인 생산이 실제로 역사가 진행되는 ‘하부구조’이며 종교, 철학, 정치, 법률, 윤리 등은 이러한 하부구조에 의해서 규정되는 ‘상부구조’에 불과하다. 

정치와 정신문화는 특정 사회의 지배계급이 자신들의 물질적 이익을 보호하고 정당화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 “어느 시대에나 지배계급의 관념이 지배적인 관념이다. 즉 사회의 물질적 힘을 지배하는 계급이 그 사회의 지적인 힘도 지배한다. 물질적 생산수단의 처분권을 가지고 있는 계급이 정신적 생산수단도 통제한다. (…) 지배적인 관념들은 지배적인 물질적 관계의 이념적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독일 이데올로기』) 

자본주의 사회는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대부분이 그 경제체제에서 나온 가치판단을 믿는 사회다. 예컨대, 일을 안 하는 사람은 사실상 가치가 없고, 열심히 일하면 성공할 수 있고, 더 많이 소유하면 그만큼 더 행복해지고, 가치 있는 물건이나 사람은 항상 돈을 벌어온다고 믿는다.


인간은 ‘생산=노동’을 통해서 무엇인가를 만들어내고, 그렇게 제작된 물건을 매개로 해서 차후에 자기가 누구인가를 알게 된다.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활동을 일반적으로 ‘노동’이라고 한다. 

마르크스는 노동을 통한 자기규정의 방정식을 헤겔로부터 계승했다. 헤겔에 따르면, ‘인간이 인간으로서 객관적으로 실현되는 것은 노동에 의해, 오직 노동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인간이 ‘자연적 존재자 이상의 것’이 되려면 인위적인 대상을 만든 후라야 한다.


동물은 자연적 존재인 상태로 만족하며 살아간다. 따라서 ‘나는 누구인가?’ 또는 ‘내가 살아가는 의미는 무엇인가?’와 같은 물음을 제기하지 않는다. 동물도 인간처럼 존재의 결여를 느낄 수는 있겠지만(배고픔, 생식의 욕구 등) 이 욕구의 대상은 자연적이고 생물적이며 물질적인 것에 한정되어 있다. 

또한 욕구가 충족되면 곧바로 ‘소여로서의 자기’라는 깊은 만족감을 느낀다. 즉 동물은 인간과 달리 ‘있는 그대로의 자기’와 ‘무엇인가 되어야 하는 나’의 심연에서 고민하지 않는다.


헤겔은 동물은 스스로에 대해 말하는 것, 즉 ‘나는 ~이다’라고 말할 수 없다고 보았다.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초월해서 자기를 자기 이상으로 고양하겠다는 야심이 동물의 뇌 속에는 없다. 동물은 자기의식을 갖고 있지 않다. 

헤겔이 말하는 ‘자기의식’은 자기가 서 있는 위치에서 떨어져 그 자리를 되돌아보는 것을 의미한다. 비유하면 주어진 틀에서 벗어나 상상을 통해 마련된 전망 좋은 자리에서 땅 위의 자신과 주변의 사태를 조망하는 것이다. 인간은 타자의 시선을 가지고 자기를 돌아볼 수 있지만 동물은 스스로의 시선에서 빠져나올 수 없기 때문에 자기를 대상화해서 직관할 수 없다.


상상을 통해 새가 되어 날아보면 지상에서 높이 날아오르면 오를수록 지상에 있는 나에 대한 정보는 증가한다. 내가 어떤 공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만들어내고 무엇을 파괴하는지, 무엇을 키우고 무엇을 부수고 있는지 등. 상상으로 확보된 나와의 거리, 그것이 자기 인식의 정확성을 보증한다. ‘인간은 스스로 창조한 세계 속에서 자기를 직관한다’는 마르크스의 말은 바로 이런 의미이다.

4편에 계속

↑↑ 이재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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