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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풀거미
장진명
나도 들풀거미라 불러다오
이 도시가 자라는 동안 무릎 꺾이지 않으려고 고층빌딩을 수 없이 오르내리던 기억 속에는 잡아뗄 수 없이 꽉 짜여진 슬픔이 캄캄한 지층의 무게로 눌리고 있다 어느 땐가 운 좋게 윤회의 그물에 걸리지 않는 이상 이 바다 속, 슬픔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리라 만에 하나라도 어느 볕 좋은날 골라서 할 수만 있다면 나도 들풀거미가 되고 싶다 허공중에 고단한 관절 축 늘어뜨린 채 멀거니 매달려 축축한 것들 은빛으로 말려내고 싶다 아니다 아니다 벽오동이면 더욱 좋고 길버들이라도 괜찮겠다 저녁별 아슴한 가지에 기대어 내 누이 낡은 스웨트 올 풀어내듯 무명의 몸뚱아리 마저 없어지도록 거미줄로 은빛 거미줄로 찬찬히 풀어내 내 인생 平平하게 다시 한번 짜보고 싶다 들풀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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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진명 시인 칠곡 출생 칠곡문협회장 역임 난설문학회 초대회장 제30회방송대문학상 <사람의문학>등단 시집<흑두루미주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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