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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칠곡 왜관철교-호국의 다리에 남겨진 상흔


조진향 기자 / joy8246@naver.com입력 : 2021년 08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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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의 다리를 무심히 걸을 때는 보이지 않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수십 군데 찢겨지고 휘거나 뚫린 포화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숨어 있다.


두꺼운 강철조각이 이런 모습으로 변형될 수 있다는데 전율이 느껴진다. 참담한 당시 상황을 상상조차 할 수 없지만 그때의 상흔은 지워지지않고 남아있다.


2011년 6월 25일에는 집중호우로 약목쪽 교각 1개와 상판 2개(약 100m)가 붕괴되기도 했으나 2012년 4월 30일 복구를 마치고 현재는 인도교로 사용되고 있다.


칠곡 왜관철교(일명 호국의 다리)는 1905년 일제가 군용 단선 철도로 개통한 경부선 철도교로, 1941년 11월 30일 100m 위쪽에 복선 철교(510m)가 가설되면서 경부선 국도로 사용되어 왔다.


호국의 다리는 한국전쟁(1950~1953) 당시 북한군과 유엔군 주력부대의 격전지로 남하하는 북한군을 저지하기 위해 미군 제1기병 사단이 경간 1개를 폭파했고, 이로써 낙동강 전투에서 북진의 계기를 마련한 상징적인 장소가 됐다.(호국의 다리 안내문 참조)


다리가 폭파된 날에 대한 지역민들의 증언은 생생하고 처참했다. 새벽시간에 피난민의 행렬은 끊일 줄 모르고 이어졌고, 다리 폭파 시간은 피난민들에겐 전달되지 않는 군사기밀이었으리라.



먹을 것과 간단한 가재도구를 머리에 이거나 지고, 어린 아기를 보퉁이에 싸매 업고, 늙은 노부모님은 지게에 앉혀 꾸역꾸역 피난오는 길. 도중 여름이라 비가 내리면 비를 흠뻑 맞고, 먹을 것이 없어 배를 곯아가며 발길을 재촉했으리라.




남의 집 처마밑에서 하룻밤 기거하면서도 호박넝쿨에 달린 호박을 서리하지 않나하는 주인들의 눈초리 속에 밤을 지새기도 했을 것이고, 멀건 죽이나 한사발 제대로 요기나 했을까?


신발이라야 짚신, 고무신도 귀하던 시절이었으니 피난민들의 발은 노독이 올라 퉁퉁 부었으리라. 천신만고 끝에 도착한 낙동강. 더위를 피해 새벽시간에 움직이는 피난민들 틈에 다리가 폭파될 것이라는 비밀이 오고갔을 것이고 불안이 밀려올 즈음, ‘쾅’ 왜관에서 가까운 쪽 다리가 폭파되며 폭삭 내려앉았다.


불빛이라곤 없는 칠흑같은 밤. 쾅하는 소리는 피난민들의 두려움을 부채질 했을 것이고 빨리 더 빨리 앞사람을 밀어댔을 것이다.

다리가 끊겼다!

누군가 다리 아래 낙동강으로 추락하며 다급하게 소리를 질러도 그 외침이 뒤쪽에 전달되기도 전 사람들은 한발 한발 추락을 향해 다가섰으리라.


엄마, 아버지! 에미야, 순이야

온갖 아우성이 난무했을 그 밤. 그 자리가 아직도 고스란히 남아있다.
강물은 무심히 그날처럼 지금도 흐르고 있지만 누가 그날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을까? 다만 이 다리만 묵묵히 그날의 상흔을 품에 안고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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