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과 무더위가 오가는 사이 망월연밭에 여름이 왔다. 지인과 낙화담에서 만나 이야기 나누다가 망월사 연밭에도 가보게 되었다. 가만 있어도 땀이 솟는 한여름 한낮에 더울 때만 만날 수있는 연꽃인생을 찾아 여름 한복판으로 들어갔다. 서로 시간이 없어서 연밭을 배경으로 셀카 찍고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유월 연밭은 키가 작고 여렸다.
↑↑ 한여름 망월연밭
지금, 팔월은 한여름 뙤약볕을 이겨낸 연잎이 짙은 초록색으로 힘 있는 색으로 변했다. 흰 연꽃이 핀 모양이 다양했다. 금방 핀 꽃, 한 장씩 잎을 떨어뜨리고 있는 꽃, 다 떨구고 씨를 맺고 있는 연밥이 된 꽃, 방금 연밥이 된 초록 연밥, 이미 씨가 돼버린 짙은 갈색 연밥이 된 것도 있다. 이제 피려고 꽃봉오리로 수줍게 앉아 있는 연꽃도 있다.
사람사는 모양도 이와 같다. 두 달 전에는 어린 데도 벌써 꽃이 펴서 진 꽃도 있고, 절정일 때 여름 꽃이 피고 지고 연밥을 맺는 꽃도 있고, 한창일 때를 놓치고 뒤늦게 꽃이 피기 시작한 꽃도 있다.
↑↑ 망월연밭 연꽃(전체사진:이채윤)
한여름 짧은 만남처럼 인생에서 짧은 만남도 있다. 땀방울 송송 흘리면서 낙화담에서 사진찍고 이야기 나누고 무더운 만큼 맑고 푸른 하늘도 보고 사진 찍었다. 다음에 아이들과 다시 와보고 싶다고 했다. 우리는 서로 하루 일과를 사진일기로 남기는 공통점이 있었다. 사진으로 망월연밭 일기를 쓰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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