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서를 보내면서 좋았던 점은 오랜만에 그 사람을 머릿속으로 떠올릴 수 있는 순간이 온다는 것이고, 그와 함께 즐거웠던 추억과 감정들이 되살아나 때로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는 점이다.
엽서를 보내면서 그동안 많은 소중한 것들을 잊고 살았고, 그래서 잃어왔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엽서를 보내기 시작하고 일주일이 지나자 답장이 오기 시작한다. 엽서를 보내거나 손편지로 답장으로 보내주는 사람은 없지만 엽서를 잘 받았다는 문자와 함께 엽서를 주제로 한편의 시를 보내기도 했다.
엽서
홀로 기다리는
버스정류장
어디론가 가야만 한다.
오늘이 눈물겹도록
그리워지는
해지는 길목에서
주홍빛으로
떨어지는 나뭇잎
보.고.싶.다.
(원행 스님)
또 누군가는 코로나가 끝나면 함께 이탈리아 여행을 가자는 기특한 제안을 하기도 했다. 또 어떤 이는 아무런 말이 없었지만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전화를 걸어오기도 하고, 또 다른 이는 속마음과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또 엽서를 받고 위로가 됐다는 사람도 있다.
그렇지만 드물게 엽서를 불편해하는 사람도 있었다. 디지털시대에 뒤떨어지게 무엇 때문에 엽서를 쓰는 시간과 우표를 사고, 직접 우체국에 가서 보내는 수고를 하느냐는 거였다.
톡톡 몇자만 써서 보내기 버튼만 누르면 재짝 마음이 전달되는데 왜 그런 번거로운 일을 하느냐는 반문이었다.
엽서에 쓴 내용을 누구나 볼 것이고, 그렇게 되면 원하지 않더라도 범죄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까지 이야기하기에 다시 생각해 보기도 했다.
엽서엔 속마음이나 개인적인 사생활까지 드러내지 못하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럴 경우엔 손편지를 쓰면 되니까. 어디까지나 엽서는 간단히 적어 보내는 마음의 표현이 아닐까.
그런데 엽서를 보내면서 신기한 건 말로는 전달하기 어려웠던 진심이 몇글자일 뿐인데도 작은 변화를 가져온다는 사실이다.
이런 긍정적인 효과가 더 많으니 엽서 보내기를 멈추고 싶지는 않다. 오늘도 난 그리운 이에게 엽서를 띄우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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