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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이조주촌 단상 / 오수헌


조진향 기자 / joy8246@naver.com입력 : 2020년 06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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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조주촌 단상

오수헌
 

헛걸음 몇 번에 다시 문을 연 주점
아픈 손님이 많았던지
낮은 천정이 붉어
깍두기에 소주를 들이켜면
벽에 묻은 늙은 말이 선명해지네
 
강 안개 끼는 객지에서
염통을 씻어내는 일은 오래된 버릇
돌아갈 작정 없이 떠난 길
산천이 세 번이나 변했어도 매듭이 없어
이제는 돌아가고 싶다고
 
삐거덕, 여닫이문이 열리고
시멘트에 떨궈지는 낯선 구둣발
침침한 공기가 밀려와 모근이 흔들려
잊고 있었구나
원점을 향해 찍히는 내 발자국 소리
 
또 한고비가 목구멍을 타고 넘는데
백열등에서 폭설이 내려
왜관의 강보다 넓은 눈밭에
푹푹 발을 꽂으며 가네
작정 없이 걸어온 길
마파람을 등지고 돌아보네
 
※ 이조주촌 : 왜관 읍내 샛길에 있는 오래된 술집.

↑↑ 오수헌
▲경북 의성 출생 ▲영남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칠곡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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