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고령군 대가야문화누리 전시장에 들렀을 때는 5일간의 전시회 마지막 일정인 6월 28일. 주말이고 점심시간 즈음이어서 전시장은 조용했습니다. 도자기와 그림들이 전시된 공간에 발을 들여놓자 잠시 세상사의 시름을 내려놓게 되더군요. 하루하루 전쟁처럼 치러지는 삶의 갈피들을 잊고 눈 앞에 놓인 도자들을 마주하고 섭니다.
문득 잔물결처럼 아리랑 곡조가 귓속에서 마음 속으로 전해졌습니다. 아리랑 아라리요라는 가사가 아리랑의 한 종류인데, 가락은 전에 들어본 적이 없는 새로운 곡조였습니다. 음악을 들으면 옛기억의 어느 순간으로 데려가는 느낌이 들 때가 있지요? 음악이 주는 애잔함과 울림은, 잊고 있었던 기억을 되살려 그립고 아쉬운 정감을 불러 일으킵니다. 이 순간도 그랬습니다.
우륵과 가야금, 대가야라는 아득한 원삼국시대의 그리움과 향수를 담고 있는 고령에 대한 정감을 고령아리랑과 도화전을 통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대가야미술가협회 21명의 회원들의 작품을 도자기에 담았습니다. 크고 화려하고 풍부한 색감이 눈길을 끄는 작품도 있고 조촐하고 단정한 멋이 있는 작품도 있습니다.
초대작가인 토인 백영규 선생님은 경상북도 지정 무형문화재 사기장으로 가야토기와 조선 막사발, 분 청자기, 백자를 재현하셨고, 70년 회고전을 2022년 11월 29일부터 12월 3일까지 이곳 대가야문화누리 전시장에서 가진 바 있습니다. 1990년 고령에 정착하셔서 고령군 개진면에서 고령요를 운영하고 계십니다.
백 선생님은 조부와 부친으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아 3대째 전통방식으로 도예의 길을 걷고 있으며, 이천, 문경, 김천 등지에서 전통 도예 기법을 연마하여 옛도자기의 재현과 작품활동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담담한 색과 어린아이처럼 천진무구한 물고기, 촘촘한 비늘과 파닥이는 듯 단단한 지느러미들, 도자기 위쪽과 아래쪽을 장식하는 반복적인 문양들이 편안함을 줍니다.
도자기 위에 펼쳐진 작가들의 예술작품을 사진으로 감상해 보세요. 모든 작품을 올리지 못해 양해바랍니다.
가야금 흥타령 구비야 감돌아 덩더쿵 이 마음 자지러진다 대가야 역사는 천 년에 이르지만 그대 맘 훔치는 건 하룻밤 일이로세
아리랑 아리랑 아리아라리요 아리랑 고갯길을 함께 넘어 가보자 아리랑 아리랑 아리아라리요 아라랑 고갯길을 함께 넘어 가보자
이하석 작사, 이정호 작곡 ‘고령아리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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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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