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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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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이끼는/이애란
이끼는 이애란 이끼는 묵은 정이다 어항 속에 이끼가 살고 강물은 흘러가도 이끼는 남는다 나무는 살았거나 죽었거나 이끼가 들고 바위 위 말라붙어 죽은 듯 보이는 이끼도 비 내리면 생기 돋아 옛이야기 한다 이끼는 사람이 살면서 자기도 모르게 세상에 얽히고설킨 미운 정 고운 정 앉은자리 더듬어 보면 까칠하고 자세히 보면
조진향 기자 : 2025년 10월 23일
시] 인상/황정혜
인상 -희미한 것은 때론 도드라지지 황정혜 마른 풀잎이 안개 속에 젖고 있다 얼룩진 잎등이 짙어졌다 희미한 것은 오히려 정직한 거야 도드라지기 위해선 색을 입히지 너를 생각할 때 희미한 인상으로 떠오르는 건 네가 아무런 포장을 하지 않기 때문이야 어떤 몸짓도 웃음도 선명한 구호도 없었기 때
조진향 기자 : 2025년 10월 11일
경북재능시낭송협회, 제14회 정기공연 ‘재즈 선율과 함께 가을 詩에 물들다’
경북재능시낭송협회가 주최·주관하고 구미문화재단, JEI 재능문화 등이 후원하는 경북재능시낭송협회(회장 김용일)의 제14회 정기공연이 10월 12일(일) 오후 4시, 구미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재즈 선율과 함께하는 가을 詩에 물들다」라는 주제로 열립니다.
조진향 기자 : 2025년 10월 08일
칠곡문인협회, 제22회 구상문학제
칠곡문인협회(회장 박경한)는 구상 시인 탄생 106주년을 맞아 9월 27일 구상문학관(경상북도 칠곡군 왜관읍 구상길 191)에서 구상 시인의 문학정신을 기리고 지역 주민들과 문화를 공유하는 제22회 구상문학제를 개최합니다.
조진향 기자 : 2025년 09월 26일
시] 연꽃 구경 / 정호승
연꽃 구경 정호승 연꽃이 피면 달도 별도 새도 연꽃 구경을 왔다가 그만 자기들도 연꽃이 되어 활짝 피어나는데 유독 연꽃 구경을 온 사람들만이 연꽃이 되지 못하고 비빔밥을 먹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받아야 할 돈 생각을 한다 연꽃처럼 살아보자고 아무리 사는 게 더럽더라도 연꽃 같은 마음으로 살아보자고 죽고 사는 게 연
조진향 기자 : 2025년 08월 10일
시] 흐린 날 / 도종환
흐린 날 도종환 날이 흐리다 날이 흐려도 녹색 잎들은 흐린 허공을 향해 몸을 세운다 모멸을 모멸로 갚지 말자 치욕을 치욕으로 갚지 말자 지난해 늦가을 마디마디를 절단당한 가로수 잘린 팔뚝마다 천개의 손과 천개의 눈을 가진 연둣빛 잎들이 솟아나고 있다 고통을 고통으로 되돌려주려 하지 말자 극단을 극단으로 되
조진향 기자 : 2025년 08월 06일
시] 사과를 고르면서 / 최경화
사과를 고르면서 최경화 사과를 고르면서 흠 있는 것을 하나 잡는다 식탁 위에서 모두 반질반질 윤이 난다면왠지 마음이 불편할 것 같아 성한 것과 섞어놓는다 누군가에게 적선한 상처의 흔적 작은 아픔을 외면한다면 성한 것끼리 무슨 사과 맛을 낼 수 있으랴
조진향 기자 : 2025년 07월 29일
시] 꽃과 돈 / 정호승
돈을 벌어야 사람이 꽃으로 피어나는 시대를 나는 너무나 오래 살아왔다 돈이 있어야 꽃이 꽃으로 피어나는 시대를 나는 죽지 않고 너무나 오래 살아왔다 이제 죽기 전에 내가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은 꽃을 빨래하는 일이다 꽃에 묻은 돈의 때를 정성 들여 비누칠해서 벗기고 무명옷처럼 빳빳하게 풀을 먹이고 꽃을 다림질하는 일이다
조진향 기자 : 2025년 07월 11일
시] 별리 / 이순화
별리(別離) 이순화 담벼락에 낙서라도 지우 듯 횟가루를 뿌리며 희미하게 골목을 지우며 저녁이 다가오고 있으니 곧 어둠이 뒤따라 올 거라는 것도 내가 기억하고 있는 모든 걸 지우고 말 거라는 것도 알고 있기에 이러고 있는 것이다 한순간에 다, 다 지워버리고 말 거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조진향 기자 : 2025년 06월 18일
시] 광대 / 이애란
광대 이애란 그네를 뛴다 날개를 활짝 벌린 새가 공중을 물고 맴을 돈다 광대의 눈동자 새까만 천장의 알정구처럼 반짝인다 분칠한 눈, 코, 입. 시간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 떼같이 생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가면 안팎의 음계가 다른 제 모습을 뭉개며, 오직 줄 하나에 매달린다 관객이 쏘아 올린 눈빛과 들숨, 날숨 사이를 오르내리며 천막 안을 환히 밝히
김하은 기자 : 2025년 06월 15일
난설문학회, 경북문화재단과 함께하는 `난설, 시향을 품다` 체험 전시회
경상북도교육청 칠곡도서관 난설문학회(회장 진미숙)는 6월 13일 18시부터 20시까지 카페 파미(경북 칠곡군 왜관읍 중앙로 10길 12)에서 칠곡미술협회와 함께하는 '난설, 시향을 담다' 체험 전시회를 개최합니다.
조진향 기자 : 2025년 06월 09일
시] 동백꽃과 개나리꽃 / 오지후
동백꽃과 개나리꽃 오지후 동네 어린이집 건물이 20년 만에 허물어졌다 그 자리 1년 넘게 공사하더니 노인요양원이 들어섰다 '지극정성'이라나? 어린이와 노인을 위한 시설이 말없이 교체되었다
김하은 기자 : 2025년 06월 08일
수필] 푸른 탐라 / 우명식
오늘은 나섬 학교 전교생 13명이 제주도로 수학여행 가는 날입니다. 절대 늦지 말라고 당부했건만, 버스는 곧 출발해야 하는데 아이들 그림자도 보이지 않습니다. 선생님은 몸이 달아 학생에게 전화하기에 바빴지요. 형이는 잠에 취한 목소리로 겨우 대답하고, 머리 말린다는 혁이는 전화 받자마자 매정하게 뚝 끊어버립니다. 금방 일어났다는 민수는 단말마 같은 비명을
조진향 기자 : 2025년 05월 29일
수필] 산불이 비켜간 용계리 은행나무와의 만남 그리고 인연
안동시 길안면 용계리에 있는 수령 700년이 넘은 은행나무를 만나러 가는 길. 주변의 산들은 여름에 접어드는데도 겨울잠에서 미처 깨어나지 못해 여름옷을 갈아입지 못하고 우중충한 갈색과 검은 색 옷을 입고 있다.
조진향 기자 : 2025년 05월 18일
수필] 처음처럼 / 우명식
처음처럼 우명식 부부가 인연을 맺으면 약지인 넷째 손가락에 반지를 나누어 끼는데요. 하필이면 많은 손가락 중에 넷째 손가락에 반지를 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섯 손가락을 따로따로 펼 때 다른 손가락은 잘 펼 수 있지만, 넷째 손가락은 단독으로 펴기 힘들답니다. 약지에는 다른 손가락이 가지고 있는 폄근이 없기 때문입니다. 약지는 다른 손가락의 폄
조진향 기자 : 2025년 05월 17일
시] 아득한, 거기 / 이순화
아득한, 거기 이순화 또 다른 행성 반디처럼 작은 창문 불 켜진 거기 잘 지내고 있는 거지? 늦은 저녁 집으로 가는 길, 성당 종소리 추억처럼 아득하고 당신 소식처럼 또 다른 행성에 비는 내리고 오래된 안부처럼 비 내리고 거기 잘 있는 거지? 성부와 성자와 성호를 긋는 비, 엄마 제발 좀 그만 하세요 성신의 이름으로 바른 어깨 내어주는 엄
조진향 기자 : 2025년 05월 15일
시] 뱃나들 나루터 / 이정록
뱃나들 나루터 이정록 바위절벽 감돌아 흐르는 파란 강물엔 죽림정 아련하게 추억처럼 담아 두고 떠나갈 사람도 기다릴 사람도 없는 뱃나들 나루터엔 그리움이 쌓입니다.
조진향 기자 : 2025년 05월 08일
칠곡] 칠곡도서관 난설문학회, 회원 시화전 `뜨락에 머무는 향기`
경상북도교육청 칠곡도서관 난설문학회는 화사한 꽃들이 피어나는 봄을 맞아 4월 한달 동안 도서관 3층 복도에 '뜨락에 머무는 향기'라는 회원들의 삶과 시를 아름다운 시화를 통해 선보인다.
조진향 기자 : 2025년 04월 22일
시] 퍼즐 맞추기 / 오지후
퍼즐 맞추기 오지후 홀로 마주하는 초여름 오후 툇마루에 누워 팔베개하고 바라보는 천공엔 흰 구름 흐르는 퍼즐판이 펼쳐져 있다 숨결처럼 가볍길 소망했던 날 순간순간 그림이 되었던 조각들 풍성하던 잎이 바람결에 흩어지고 잊혔던 기억이 공간을 메운다
조진향 기자 : 2025년 04월 16일
시] 탁씨 아저씨 / 박종순
탁씨 아저씨는 시댁 동네에서무허가 치과를 하던 사람인데 어느 날, 딸 하나를 데려와서 밥만 먹여 달라며 이름은 숙이라고 하고 두고 갔다 가끔 한 번씩 딸을 보러 와서 6.25 때 이야기를 어제 겪은 것처럼 구수하게 잘도 한다 가산산성을 누비고 다니면서 죽은 군인들의 입을 벌려 금이빨을 뽑아 돈벌이를 하고 목이 마르면 시신의 철모를 벗겨 계곡
조진향 기자 : 2025년 04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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