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나태주 시인 ‘풀꽃’ -
우울하고 허전할 때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할까? 신나는 음악을 듣거나 친구와 만나 수다를 떨거나 방청소를 하거나, 미뤄둔 냉장고 청소를 하거나 그도 아니면 눈물을 쏟거나.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돌보거나 식물을 가꾸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7년째 다육이와 선인장을 키우며 생활의 멋을 가꿔나가는 성주군 초전면의 강남수(원영)씨를 만났다. 그녀의 집은 한눈에 띌 정도로 정갈하고 멋스러웠고, 집안 곳곳에 놓인 아기자기한 다육이의 모습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반한다는 것. 식물이나 동물이나 매한가지. 볼수록 빠져드는 다육이와 선인장의 가지각색의 매력. 이를 돋보이게 하는 화분들. 그 속에 삶의 여유와 긍정이 느껴진다.
■ 내 친구 다육이
우울하고 마음이 허전해서 다육이를 보러갔다가 하나씩 사와서 키우다 보니 즐겁고, 꽃이 피면 기뻐서 또 사게 된다.
다육이와 선인장은 뒷집언니가 먼저 시작해서 그 집엔 종류가 많고, 오래되고 고가품이 많다. 크다고 다 비싼건 아니고 작아도 비싼 종류가 있다.
지난 2월 다육이 판매자 사업자등록을 내고, 주문이 오는데로 판매하려고 준비중이다. 하우스에서 키우는 중인데 생각보다 다육이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다육이를 들여다보는 것을 좋아한다. 취미생활로 시작했는데 무리하면 관절이 아프다. 관절이 안좋아 남편이 집안일을 도와주고 있다. 남편이 바깥 일을 하면서도 힘들어 하지않고 도와주니까 고맙고 편하다.
■ 결혼전 흰 가운을 입은 멋진 연구원
나도 결혼전 멋진 직업을 가졌다. 삼성그룹 제일합섬 연구실에 다녔다. 결혼하면서 시집에서 직장에 다니는 것을 반대해서 그만뒀다. 그 당시 후배가 지금은 부장이 됐는데 부러웠다.
경산 제일합섬에 근무하면서 서울 본사에도 출장도 다니는 멋진 직업이었는데, 7-8년을 다니다가 그만뒀다. 당시엔 여성들이 결혼하면 보통 직장을 그만두는데 내가 다니던 곳은 결혼하고도 계속 다닐 수 있었다.
세월이 흘러도 직장 후배들을 만나면 아직도 실장님이라고 부르고 반가워한다. 일하는 여성들이 멋있어 보이고, 나이가 드니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 취미에서 부업으로
다육이를 키운지 7년이 돼 간다. 2년마다 분갈이를 해주고, 옆순이 나오면 떼서 땅에 묻어뒀다가 화분에 심는다. 같은 종류는 거의 없고, 100여종 쯤 되고 화분은 300여개 정도 된다.
옛날에는 대품이 비쌌다. 대품은 고급종류인데 많이 죽기도 했지만 지금은 많이 늘어 취미생활로 돈을 번 셈이다.
방울봉란은 하나에 6-70만원까지 했는데 지금은 10만원선으로 내렸다. 화그 종류는 한두에 2만원씩 했는데 요즘은 5천원으로 내렸다. 처음 1-5천원 하는 것을 사다가 키우면 2만원도 되고 5만원도 된다.
다육이는 햇빛에 약간 시든 것 같아도 다시 심으면 살아나고, 판매할 경우 뿌리를 뽑아서 보내는데 일주일이 지나도 죽지 않으니 좋다. 잘 사는 반면, 화상을 입거나 병들어 죽는 것도 더러 있다. 키우기 쉬우면서도 잘 죽는게 다육이다.
■ 다육이에게는 바람과 햇볕, 물, 그리고 영양제가 중요하다.
조건이 맞아야 잘 자란다. 우선 통풍이 잘 되고 햇빛이 잘 들어야 된다. 선인장 종류는 사막에 사는 종류라 하루종일 햇빛을 받거나 비를 맞아도 상관없다.
그런데 다육이는 그늘에 있으면서도 하루중 일조량이 많아야 한다. 일조량이 없으면 꽃도 안피고 줄기만 웃자란다.
분갈이도 중요하다. 2년 마다 분갈이를 해주는데 그 이유는 흙 속 영양분이 2년 정도면 없어지기 때문이다. 분갈이를 할 때는 영양제, 퇴비, 마사토를 잘 섞어서 넣어준다. 마사토를 넣어야 물빠짐이 좋다.
마사의 종류는 여러 가지인데 제일 아래에 굵은 것부터 넣고 가는 것을 넣어주면 된다. 뿌리가 커지고, 어우러지면 뿌리에 맞는 큰 화분에 옮겨 심고, 작은 것은 작은 화분에 심는다.
햇빛이 잘 들어오고 통풍 잘되고 물, 영양제 그리고 살충제도 한번씩 쳐줘야 잘 자란다. 보통 분갈이 할때 흙에 영양제를 섞어주면 병이 잘 안 오지만 어쩌다 깍지나 뜨물이 끼기도 한다. 상태를 봐가면서 약을 쳐주고, 상태가 좋으면 굳이 약을 칠 필요는 없다.
■ 물은 15일과 30일, 한달에 두 번 정해놓고 준다.
물은 정해놓고 주고 있다. 15일과 30일. 한달에 2번 정도만 주되 여름에는 다육이의 상태를 봐가면서 입장이 얇은 종류는 자주 주고, 잎이 두꺼운 종류는 다육이 자체에 수분이 있기 때문에 15일마다 줘도 된다. 잎의 상태를 봐가며 그때그때 조금씩 준다.
물을 줄 때는 뿌리까지 푹 내려가도록 줘야 하는데, 일반 흙을 쓰면 물이 밑으로 안 내려가서 다육이가 말라 죽게 된다. 그럴 경우에는 화분을 물이 담긴 그릇에 담궈서 물을 흠뻑 빨아들이게 해야 한다.
여름에는 밖에 내놓고, 겨울에는 하우스안에 넣어두는데 여름에는 덥기 때문에 물을 조금 더 자주 주고, 한낮에 물을 주면 뜨거운 날씨에 뿌리가 익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저녁에 주는 것이 좋다. 겨울에는 낮에 주는데 너무 늦게 주면 뿌리가 얼어버릴 수 있다.
■ 남편과 함께 나누는 취미생활
키워보면 재미있다. 남편도 나처럼 다육이를 좋아한다. 남편은 집안에 있는 화분을 주로 관리하고, 밖에 있는 화분은 내가 매일 들여다 보고 관리한다. 그 대신 15일, 30일이 되면 남편이 화분에 물을 주고, 화분을 옮길 때도 남편이 도와준다.
남편은 성격이 꼼꼼하고 세밀하다. 취미생활은 내가 하는데 거의 남편이 도와준다. 꽃 가꾸는 것 자체를 좋아한다. 처음엔 다육이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더 좋아하고, 한개를 사더라도 고급으로 사라고 권하기도 한다.
겨울이 오면 하우스 안으로 화분을 옮기고, 아침에 비닐과 보온덮개를 열고, 오후 3시나 4시경이 되면 다시 덮는다. 남편이 도맡아 해준다.
■ 다육이를 늘리는 방법
다육이마다 성질이 다 다르다. 어떤 다육이는 겨울에 잠자거나 여름에 잠자는 종류가 있다, 잠을 잘때는 될수록 건드리지 않는게 좋다. 그런 종류는 물도 좀 덜 준다. 또 생장점을 잘라주면 잘 번지는 종류가 있고, 건드리면 안좋은 게 있다.
잘라서 심으면 금새 새로 자라는 종류가 있고, 자르면 죽는게 있다. 키우다보면 알게 된다. 많이 죽여보면 어떻게 하면 살리는 지 저절로 알게 된다.
다육이는 생장점을 뜯어주면 머리가 더 생기기도 하고, 잎을 떼서 심어주는 잎꽂이를 해서 새로 뿌리가 나오거나 싹이 나오면 옮겨 심는다. 그렇게 늘려가면 재미있고 신기한 게 많다.
처음엔 그저 즐기려고 했는데 이제부터는 심어서 가꿀 계획이다. 가꿔서 팔면 그것 또한 재미있다. 다육이는 그 나름의 매력이 있다.
똑같은 다육이라도 여름에는 파랬다가, 가을이 되면 빨개지고, 봄이 되면 노랗게 변하고, 칠면조나 카멜레온처럼 변한다. 봄에는 꽃을 피우기 위해 약한 초록이나 연녹색을 띄다가 꽃을 피운다. 선인장 같은 경우는 일년에 다섯 번 정도 꽃이 피고진다.
■ 선인장은 가시 때문에 분갈이가 어렵지 않은지?
그것도 요령이 있다. 신문을 접어서 선인장 둘레에 둘러 잡으면 된다. 안 그러면 가시에 찔려서 분갈이를 하기 어렵다. 취미인데 좋아하니까 힘들어도 재미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은 하나도 피곤하지 않고 재미있다. 좋아하니까 뭘 해도 즐겁다. 그리고 남편이 물을 주고, 옮기거나 힘드는 일을 많이 도와주고, 뒷집언니와 분갈이를 같이 하다보니 서로 수월하고 좋다.
선인장도 다육이처럼 2년에 한번씩 분갈이를 한다. 한해 동안 전체 분갈이를 다 해주고 한해 쉬었다가 그 다음해에 또 한다. 천천히 일년내내 분갈이를 한다. 2년마다 다육이처럼 영양제와 퇴비를 준다.
■ 화분 고르기
화분도 가지각색인데 중국산 화분을 처음에는 모르고 다육이를 심었다가 모두 죽어서 화분을 다 바꿨다. 유약이 안 좋았는지 그랬다. 좋은 화분에 심어야 다육이가 멋도 나고 보는 재미도 있다. 취미로는 돈이 좀 들어가지만 잘 키워서 팔면 오히려 수익이 된다. 취미로 돈을 벌수 있으니 좋고 다육이를 들여다보고 그때그때 바뀌는 모습을 보는 것도 즐겁다.
■ 키우는 재미, 나누는 기쁨
화분이 처음엔 더 많았는데 지금 300개 정도된다. 전에는 500개도 넘었는데 없애거나 팔기도 했다. 너무 많으면 하우스에 다 넣을 수가 없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갖고 싶어 달라고 하면 주거나, 남편 친구들이 놀러와서 달라고 하면 하나씩 선물하기도 했다.
그런데 화분이 좀 비싼 편이다. 최하 3천원부터 큰것은 4-5만원 정도 한다. 그래도 친구들이 이쁘다고 달라고 하면 안 줄수도 없고, 주다보면 또 주는 재미도 있다.
비닐하우스 안이 작업실이다. 빈 화분이나 마사토, 거름을 다 준비해 놓았다. 취미로 시작했지만 정말 재미있다.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고 싹이 새로 나면 나는대로 꽃이 피면 피는대로 이쁘다. 하나의 단점이라면 취미생활로는 돈이 좀 많이 들어가는 편이다. 그렇지만 키워서 팔면 수익이 되니 길게보면 투자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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