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전국 성주가야산사랑 가을산행대회가 지난 26일 성주 백운동주차장에서 열렸다.
이날 처음으로 가야산에 올랐다. 널리 알려진 명산이지만 가야산을 등산할 기회가 없었는데 도전해보기로 했다.
초보인 점을 감안해 용기골과 백운암지에서 서성재까지만 갔다가 돌아오기로 결정했다. 함께 간 지인은 정상까지도 주파할 수 있지만 내겐 무리였다. 아니나 다를까 하산하면서 다리가 당기고 쥐가 나는데다가 등산화까지 말썽이라 고생했다.
그렇지만 등산하는 동안 들었던 시냇물 소리와 산새소리, 나무사이로 비쳐들던 눈부신 햇살 한 조각, 화려하고 아름답게 불타는 단풍나무에 대한 기억은 또렷이 남아있다.
급히 나오느라 아침을 못 먹어 출출하던 차에 성주군생활개선회에서 준비한 어묵은 따뜻하고 푸근하게 속을 채워줬고, 바르게살기 성주군연합회에서 준비한 달콤한 커피도 용기를 줬다.
용기골에서 백운암지까지 거리는 초보자라도 힘들었다. 오래된 나무계단과 돌계단을 정비하느라 쌓아놓은 목재더미가 중간 중간 눈에 뛴다. 오르다가 힘들어 잠시 쉬면서 뒤돌아보니 올라온 길이 아름답다. 앞으로 올라갈 길도 아름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불어오는 바람에 낙엽들이 하나둘 떨어진다. 낙엽이 쌓인 등산로를 수많은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 너덜너덜해진 낙엽들이 흙으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가 되려면 많이 부대끼고 밟혀야 하는 걸까 잠시 생각해본다.
“이 세상에 똑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 지나가는 등산객의 말소리가 귀에 들어온다. 조용한 듯 낮은 음성이다. 제 나름의 빛깔과 개성을 지니고 각자의 보폭으로 걸어가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공감한다.
오솔길이 일단락되고 다시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오르기 전부터 다리가 후들거리고 언제 이 길이 끝날 지 가늠하느라 숨이 차온다. 벌써 등산을 끝내고 하산하는 반가운 얼굴들과 마주치자 절로 힘이 솟는다. 왜 이리 늦었느냐고, 가야산의 진풍경은 저 위에 있다는 말에 힘을 낸다.
함께 간 지인은 시인같다. 가을과 낭만, 햇살을 이야기하는 지인의 얼굴이 낙엽처럼 곱다.
서성제 직전 할딱고개에서 이제 그만 멈추고 싶다고 생각했다. 바로 저기라는 서성제가 왜 그리 멀게만 느껴지는지.
서성제에 도착해 한쪽에 돗자리를 폈다. 군데군데 함께 온 등산객들이 둘러앉아 점심을 먹는다. 우리 일행도 준비해 간 김밥과 과일, 맛있게 삶은 밤을 내놓고 꿀맛 같은 식사를 한다. 시원한 바람이 흘러내린 땀을 식혀준다. 조금 지나자 땀이 식으면서 몸이 서서히 차가워진다. 벗어둔 겉옷을 다시 껴입고, 출발하면서 받은 워머를 목에 두른다. 다시 따뜻해진다.
자연은 말없이 마음속에 흘러넘치는 말을 들어준다. 그리고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신기하다. 말을 걸지 않았는데도 수많은 대화를 나눈 느낌이다. 마음이 가벼워진다. 속에 가득 담아둔 쏟아내지 못한 말들이 어느 사이 비워진 느낌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을 어떻게 가야 할지 막막했는데 그냥 한발 한발 딛기만 하라고 조언한다. 자신의 속도에 맞게 서두르지 말고, 쉬어가면서 주위도 돌아보라고.
같이 간 지인이 큰 힘이 돼줬다. 혼자 갔다면 어느 길로 가야할지 헤맸을지도 모르는 길을 함께 걸으며 목표를 정확히 세우고 갈수 있었다. 내려오면서 다리가 아파서 쉴 때는 주물러주기도 하고 다리가 뭉치지 않는 방법도 알려줬다.
가야산을 등산하려면 먼저 코스를 알아야한다.
백운동 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해 용기골, 백운암지, 서성재, 칠불봉, 상왕봉, 서성제, 상아덤, 만물상, 백운동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코스. 백운동 탐방지원센터에서 만물상, 상아덤, 서성재, 칠불봉, 상왕봉, 서성재, 백운암지, 용기골을 거쳐 백운 탐방지원센터로 돌아오는 코스가 있다.
가야산을 등산할 계획이라면 체력에 맞는 코스를 오를 것을 권장한다. 초보자는 백운동 탐방지원센터에서 용기골. 백운암지를 거쳐 서성재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방법을 추천한다. 코스가 비교적 원만하고 서성재까지 한 시간에서 한시간 반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해서 등산하면 좋다.
중급자는 백운동 탐방지원센터에서 좌측으로 오르는 만물상 코스도 좋은데 초입부터 급경사가 많지만 만물상과 상아덤의 진풍경을 볼 수 있다. 서성재에서 용기골, 백운암지를 거쳐 하산하거나 다시 상아덤과 만물상으로 되내려오는 방법이 있다.
고급자는 만물상, 상아덤 코스를 거쳐 서성재에서 칠불봉과 상왕봉을 올라 정상을 밟는 코스나 용기골, 백운암지를 거쳐 서성재에서 칠불봉과 상왕봉으로 오르는 코스가 있다. 하산은 서성재에서 상아덤과 만물상을 거치거나 백운암지, 용기골로 내려오는 방법도 있다. 이 코스는 만물상과 상아덤, 칠불봉과 상왕봉 등 가야산의 숨겨진 비경을 감상할 수 있어 전국에서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다.
초급자의 경우 서성재에서 하산하면 가야산의 진면목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하지만 과욕은 금물이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데 욕심을 내면 본인은 물론이고 주위 사람까지 힘들어질 수 있으니 자신의 체력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 등산에 나서는 것이 좋다.
백운동 탐방지원센터에서 서성재까지는 한시간에서 한시간 반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서성재에서 상왕봉에 갔다가 다시 서성재로 돌아오는 시간도 비슷한 시간이 소요된다. 또 서성재에서 상아덤, 만물상을 거쳐 하산하는 시간도 한시간반 정도 걸리니 총 4시간 반에서 5시간이 소요되고, 점심이나 간식을 먹거나 휴식시간까지 잡으면 적어도 6시간에서 8시간이 소요된다.
가을에 물들어가는 가야산을 오르며 낭만과 자유를 만끽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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