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구재단 인문도시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칠곡이 품은 국보급 인문가치’ 노르베르트 베버의 겸재 정선 화첩 영인본과 하삼두 작가의 작품 전시가 10월 27일부터 11월 24일까지 칠곡문화원 전시실에서 열렸습니다.
노르베르트 베버(1870~1956)는 독일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의 초대 총아빠스로, 1909년 서울 혜화동에 동아시아 최초의 성 베네딕도회수도원을 설립했습니다. 베네딕도회수도원은 덕원과 연길로 이전했다가 6.25전쟁 이후 수도자들이 왜관에 모여 수도생활을 하면서 수도원이 다시 설립되었습니다.
1911년 처음 한국을 방문한 베버는 한국 문화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일제에 의해 전통문화가 소멸되어가는 현실을 무척 안타깝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는 1차 여행 중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1915년 독일에서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는 여행기를 출간했습니다. 300장이 넘는 사진, 수채화, 스케치, 지도 등으로 구성된 467쪽의 방대한 저술은 1910년대 한국 문화를 유럽에 자세하게 알린 최초의 책입니다. 그 결과 명예신학박사 학위를 수여받았습니다.
1925년 2차로 한국을 방문한 그는 열흘 동안 금강산을 유람한 후 ‘한국의 금강산에서’라는 여행기를 펴내기도 했습니다. 이때 ‘겸재 정선화첩’을 구입해 독일로 돌아갔습니다.
노르베르트 베버 총아빠스는 제1차 방문 후 한국을 떠나면서 “한국인은 꿈꾸는 사람이다. 그들은 자연을 꿈꾸듯 응시하며 몇시간이고 홀로 앉아 있을 수 있다. 산마루에 진달래꽃 불타는 봄이면, 그들은 지칠 줄 모르고 진달래꽃을 응시할 줄 안다. 이 소박한 색조의 민무늬 옷들은 더할 나위 없이 편안하고 완숙하고 에술적이다”며 한국인들의 여유있고 소박한 심성을 표현했습니다.
또 “우리는 사라져가는 이 나라를 향해 애써 “대한만세”라고 작별 인사를 보낸다. 한 국가로써 이 민족은 몰락하고 있다. 마음이 따뜻한 이 민족에게 파도 너머로 작별 인사를 보낸다. 지금 나의 심정은 찹잡하기만 하다.“며 안타까워하기도 했습니다.
2005년 10월 4일 예레미아스 슈뢰더 총아빠스와 이형우 시몬 아빠스가 영구 임대 형식의 ‘겸재 정선 화첩’ 반환 합의서에 서명했고, 2005년 10월 22일 반환식에서 선지훈 신부가 슈뢰더 총아빠스에게서 ‘겸재 정선화첩’을 돌려 받았습니다. 성 베네딕도회 한국 진출 100주년을 맞은 해였습니다.
현재 왜관 베네딕도수도원에는 겸재 정선 화첩 영인본이 전시돼 있으며, 전시기간 동안 그림과 설명을 영사기를 통해 상영했습니다.
또 한국화 화가이자 시인인 하삼두 작가의 명상그림 ‘증언-칠곡의 나무들’ 2점이 함께 전시됐으며, 왜관수도원 전시실에 28점의 그림이 전시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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