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4일 수은주가 34도를 오르내리는 후덥지근한 날씨지만 아침부터 왜관적십자봉사회(회장 반정옥) 사무실과 주방은 유쾌한 그녀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아침 일찍 대구 칠곡 세이브에 들러 후원받은 돼지고기를 가져오고, 한스베이커리에서 나눔하는 빵, 지천면 날자창임농장에서 구운 달걀, 왜관남부농협하나로마트에서 후원하는 베지밀을 가져왔다. 왜관읍 금남리에서 김종오 씨가 농사지은 굵고 싱싱한 오이도, 한빛아파트 보너스치킨 사장님이 농사지은 비름나물도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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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임서하 |
| 왜관시장내 삼미식당은 3년 전까지 돼지고기를 후원해오다가 코로나19 여파로 상황이 좋지 않아 중단했다고 한다. (사)경북지체장애인협회 칠곡군지회(지회장 윤명옥)도 매달 5만원을 후원하고 있다.
그리고 김선영 부회장은 작년까지 5년간 매달 계란을 후원했으며, 왜관읍 공주상회도 수년간 계란을 후원했다. 또 박명옥 회원(미진컨테이너 대표)온 올해초에 30만원, 강종말 회원(왜관삼성전자 대리점, 농촌교육농장 마고촌 촌장)도 도자기체험 수익금 40만원을 기부했다.
바나나와 참외, 수박과 삼계탕에 필요한 닭도 회원들이 찬조하고, 또 다른 회원은 집에 있던 엄나무와 찹쌀, 대추, 도라지를 가져오고, 김치와 대파도 가져왔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필요하다 싶으면 집에 있는 간장이나 된장은 기본이고 뭐든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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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임서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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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2월 26일 결성된 왜관적십자봉사회는 이렇듯 마음을 맞춰 30년 가까이 봉사를 이어왔다. 처음 16명으로 시작해 현재 28명으로 늘었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누구나 할 수 없는 것이 봉사다.(회장 1대 이영숙, 2대 이해자, 3대 박순복, 4대 이상진, 5대 김영옥, 6대 남효금, 7대 김외순, 8대 김계화, 9대 반정옥(현))
이상진 전 회장은 “첫 사업은 동명 성가양로원에서 금요일마다 어르신들 단체 목욕 봉사를 했어요. 그때는 초창기라 봉사가 무엇인지 모르고 뛰어들어 아는 사람들과 계모임을 하듯 했지요. 봉사회 운영을 위해 바자회도 많이 했고, 당시에는 회원들의 남편분들이 많이 도와줬어요. 30년 가까운 기간이 어제 일처럼 짧게 느껴지고, 힘들었지만 지나고나니 참 재미있어요. 그 당시 30대가 지금은 60대가 됐네요.”라고 했다.
대구로 이사 갔지만 여전히 이곳에 와서 봉사하고 있는 박순복 전 회장도 “힘들어도 스스로 재미있고, 행복하다고 생각하니까 봉사하게 돼요. 힘들다고만 생각하면 못하죠. 봉사는 자신을 위해 하는 것이지 남을 위해서 하는 건 아니니까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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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임서하 |
| 이날 김진영 왜관읍장과 홍희정 총무계장이 사무실을 방문해 열악한 환경에서 봉사하고 있는 모습을 살피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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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임서하 |
| 반정옥 왜관적십자봉사회 회장은 “12명의 독거노인들에게 반찬을 만들어 한 달에 두 번(첫째·셋째주 월요일)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좀 더 많은 분들에게 자주 해드리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죄송하지요. 저희 단체는 지원금이 없다보니 회비나 회원 사비로 봉사해왔고, 요즘 후원하는 분들이 있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널리 알려져 지원이 늘어나면 더 많은 분들에게 봉사할 계획입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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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임서하 |
| 이날 재료를 다듬고 손질해서 준비한 삼계탕과 오이무침, 비름나물, 배추김치, 물김치를 어르신들에게 배달할 수 있도록 나눠 담고, 후원받은 과일과 간식도 빠짐없이 챙겼다. 이렇게 준비한 음식은 회원들이 직접 독거노인 댁을 방문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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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임서하 |
| 반찬을 받은 어르신은 “더운 날씨에 만들어서 가져다주시느라 고생이 많으셔요. 주시는 거 정말 잘 먹고 있습니다. 혼자 사는 사람은 한 가지를 놓고 먹다가 이렇게 챙겨주시면 너무 고맙지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합니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왜관적십자봉사회는 칠곡교육문화회관에 가서 매주 화요일마다 급식 봉사를 해오다가 봉사자가 많이 늘어나면서 그만두고 지역 환경정화에 참여했고,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시기엔 시장에 방역봉사도 실시했다.
그동안 여름철에는 삼계탕, 어버이날에는 떡, 설날에는 떡국떡, 추석에는 전을 마련해 왜관지역 독거노인들을 대접했다. 또 대한적십자회 경북지부 서부봉사단(구미)과 칠곡군협의회와 연계해 희망풍차 프로그램을 통해 독거어르신 세분에게 생활필수품(쌀, 라면, 식용유, 통조림 등)을 석달마다 지원하고 있다.
왜관적십자봉사회는 화재나, 수해, 재해를 당한 곳은 전국 어느 지역이든 달려간다. 지난해 울진 산불피해 지역을 찾아 300명분의 급식 봉사에도 참여했다.
반정옥 회장은 “모든 재난에 적십자회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여름엔 에어컨 없이 선풍기 두 대로, 겨울엔 온수가 나오지 않아 찬물에 설겆이를 해야하는 열악한 환경에도 기쁘게 봉사해주는 회원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했다.
어려운 이웃에게 봉사하는 따뜻한 회원들의 마음과 십시일반 자신의 것을 내놓는 후원자들의 마음이 어우러져 힘들고 각박한 사회의 한 부분을 조용히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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