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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곡 이상기 △1959년 경북 군위 출생 △대구미술대전 최우수상, 한국전통미술대전 입·특선·오체상, 팔만대장경 전국대전 입·특선, 일본오사카·제주탐라 교류전, 3.1운동 100주년기념 독립기념관 초대전, 중국 상해예술회관 교류전,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 초대전 △한국미술협회 초대작가, 한국각자협회 이사·초대작가, 대구미술협회 이사·미공회원, 한국전통서각 박영달명인아카데미 전승조교, 대구사대 부속초 서각강의, 한국각자협회 대구지회 예목서각회장 △군위군 탁구협회장, 대구공고 50회 동기회장 (주)금아종합건설 대표이사 |
| 지난 14일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22회 대한민국 영남미술대전 수상작품 전시회를 둘러보고 곧장 나서려던 발길이 문득 멈췄다.
1층 제1전시실 벽면 가득 현판처럼 보이는 작품들이 제각각의 색깔과 모양대로 걸려있다. 호기심이 생겨 무심결에 다가갔다.
글자가 살아있다는 첫 느낌. 보는 것만으로 눈을 즐겁게 해주는 글자가 있다는데 놀라 힐끗 작가를 돌아봤다.
자그마한 체구와 시골 아저씨 같은 인상의 이상기 작가가 조용히 다가왔다. 첫인상과는 다른, 어딘가에 이러한 섬세한 영감이 숨어 있을까?
작가의 첫 전시회라고 했다. 서각을 처음 접한 나로선 작품에서 느껴지는 색채와 질감, 글자에 새겨진 의미를 음미하는 자체가 신선하다. 서각은 서예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오래된 서원이나 사찰의 기둥에는 마음에 새겨둘 만한 유명한 글귀들이 적혀있다. 그런데 누군가 설명해주지 않으면 도통 무슨 뜻인지 보고도 알지 못하는 답답함이 느껴지곤 한다.
이건 무슨 뜻인가요? 부처님의 심오한 말씀도 무슨 소용인가요? 그 뜻이 전해지지 않는다면.
한자는 뜻도 한두 가지가 아니고 오랜 세월동안 생략되고 변형돼 무슨 글자인지 알기 어렵다. 예전에 익힌 글자도 시간이 흐르니 가물가물하다.
그런데 이상기 작가의 서각 전시회는 다르다. 한자와 함께 한글과 그림이 곁들여지고 한자 자체가 상형문자처럼 무엇을 뜻하는지 뜻이 전해진다.
이 기발함은 나만의 느낌일까? 한자가 품고 있는 의미가 한층 더 멋스럽게 느껴진다.
급시당면려(及時當勉勵) 세월부대인(歲月不待人) ‘때를 놓치지 말고 부지런히 일해라.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뜻. 부지런해져야할 이유다.
깨달음의 길 구도(求道), 문도(聞道), 시도(視道), 득도(得道), 행도(行道)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구하고 듣고 보고 얻어서 행하라’고 한다. 문도의 '문'이 물을 문(問)이 아니라 들을 문(聞)이라 놀랐다. 왜 묻지 않고 듣는다고 했을까?
묻는 것은 누구에게나 물을 수 있는 것이고 그것으로는 진리에 이를 수 없고, 먼저 깨달음의 길을 걸어간 선인들의 말씀을 들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시도도 해보지 않고 주저하다가 후회한 일이 얼마나 많은가? 알기만하고 실행하지 않아 쓸모없이 된 지식도 많음을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심불재언(心不在焉) 목불견(目不見) ‘마음에 있지 아니하면 보아도 보이지 않는다’는 뜻으로 나 또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다가 상대방을 오해한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유수불부(流水不腐)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새롭게 변해야한다고 말한다. 한편의 시다. 각자 나름의 생각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여지는.
이상기 작가는 “서각에는 전통서각과 현대서각이 있고, 음각과 양각의 표현양식이 있다”며 “깎고, 다듬어 표현하는 창작과정을 거친 일종의 종합예술”이라고 했다. 서예를 오랫동안 써오다 7년 전 서각을 시작했다고 한다.
“서예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이 서각으로는 다 표현되죠. 놀 유(遊)는 노는 모습을 제 나름대로 상형문자처럼 표현한 것인데 현대서각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사람이 춤추는 모습과 즐길 락(樂)을 새롭게 변형한 모습으로 표현하기에 따라 달라진다고.
서각에 쓰이는 나무로는 전통서각에 느티나무와 소나무가 많이 쓰이는데 보통의 소나무는 갈라지고 뒤틀려서 고사목을 쓴다고 한다.
또한 알마시카나 마디카라는 열대지방 나무도 많이 쓰는데 변형과 뒤틀림이 없다. 은행나무는 나무가 연해서 작업하기 좋지만, 우리나라 은행나무는 속심이 있어서 갈라지기도 한다.
물고기로 표현된 심청사달(心淸事達) ‘마음이 맑고 깨끗해야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는 작품은 느티나무로 만든 작품이다.
“누군가 느티나무를 타놓고 버렸기에 꼭 물고기처럼 생겨서 입과 꼬리만 파내 모양을 만들고 나머지는 나무의 무늬를 그대로 살렸다”는 설명이다.
현곡(峴谷)은 ‘작은 산의 골짜기’라는 뜻으로 스승 현천 박영달 한국각자협회 상임고문이 지어준 호다. 작지만 깊은 골짜기에서 샘솟는 옹달샘의 물맛이 이리 웅숭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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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월무사조(日月無私照)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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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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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시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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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중화(致中和) 알맞음과 어울림이 이루어지면 온갖 것이 잘 된다(중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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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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