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사진 캡처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검진센터 |
| 깜박 잊는 건망증과 치매는 어디에서 갈릴까. 기억력 저하를 느끼는 중장년층이 늘면서 스스로 치매를 의심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최근에는 뇌 속 병리변화를 영상으로 확인해 치매의 진행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검사도 등장했다. 아밀로이드 PET-CT는 치매의 징조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검사로, 조기 발견과 예방 전략의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
과연 초기 치매일까, 심한 건망증일까.
이 둘은 구별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휴대폰을 손에 들고 있으면서도 휴대폰을 찾고 있다니·. 나 치매 아닌가?” 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꽤 있다. 이렇게 스스로 치매를 걱정할 정도면, 일단 치매는 아니다. 심한 건망증을 경도인지장애로 볼 수 있는데, 기억력 감소와 관련 있지만, 치매와 비교하면 정도와 특징이 다르다.
예를 들어 식당에서 밥 먹고 나오면서 계산을 안 했다고 지적을 받았을 때 ‘깜박했다’ 하고 바로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면 건망증이다. ‘계산을 안 했나?’라며 긴가민가하면 경도인지장애다. ‘계산을 왜 해야 하지?’라고 하면 치매라고 볼 수 있다.
건망증·경도인지장애·치매, 다른 점은?
뇌의학적으로 건망증은 기억 과부하 상태다. 힌트를 주면 바로 수정한다. 본인만 신경 쓰일 뿐 주변 사람은 문제 있다고 여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경도인지장애는 뇌 속에 기억한 것을 불러내는 리콜(recall·회상) 기능이 떨어진 상태다. 자신도 주변인도 좀 이상하게 여기게 된다. 치매는 뇌 속으로 정보나 기억이 잘 입력되지 않는 상태다. 회상을 못 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이 안 된 것이다. 치매가 의심되는 경우는 주변인뿐만 아니라 처음 보는 제3자도 이상하게 여긴다.
경도인지장애의 3분의 1 정도는 3~5년 정도 후에 치매로 전환된다. 그 상태에서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치매로 진행하는 것을 상당히 늦출 수 있다. 하지만 치매는 증상이 생긴 다음에 진단을 붙일 수 있기에 치매 진단 시점은 이미 늦어서 조기 발견이라고 볼 수 없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경도인지장애 증상이 아주 미약한 상태서 찾아내면 좋다. 이는 증상 있는 치매가 발생하기 대략 10~15년 전이다. 하지만 증상이 뚜렷이 나오지 않은 상태를 경도인지장애 또는 치매 전 단계라고 진단하기 어렵다. 치매 병리를 이용해 징조를 잡아내는 다른 지표가 있어야 한다.
치매를 앞서 발견하는 단서, 베타 아밀로이드
치매 병리는 대뇌에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변형 단백질이 침착하는 것이다. 이는 머리를 쓰면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대사물질이지만, 정상적으로 제거돼야 한다. 제거되지 않고 뇌에 쌓이고 뭉치면 뇌세포가 손상된다. 그러다가 뇌에 넓은 범위로 점점 늘어나면 치매 진행이 가속화된다. 모두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치매단계가 진행될수록 베타 아밀로이드 침착은 늘어난다.
따라서 뇌 사진을 찍어서 아밀로이드 침착 정도를 파악한다면 조기 치매 발견은 물론 치매 진행 상황도 파악할 수 있다. 그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 아밀로이드 PET-CT(양전자컴퓨터단층촬영)이다. 뇌에 베타 아밀로이드가 쌓이는 정도를 영상 이미지로 볼 수 있다.
아밀로이드 PET-CT는 웬만한 대학병원에서 받을 수 있다. 자기 돈 내고 하는 종합건강검진에 포함할 수 있다. 검사는 조영제를 맞고 두 시간 정도 기다린 후 CT를 찍는 것처럼 촬영한다. 촬영시간은 10~20분가량 걸린다. 검사비는 아직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서, 대개 환자가 전액 부담하는 비급여로, 약100만 원 정도다.
치매 징조를 조기에 발견해 기억력 향상 학습 훈련이나 운동 등 인지기능 개선 요법을 시행한다면 기억장애를 현저히 줄이고, 치매 증상 발현 시기를 상당히 늦출 수 있다. 빨리 걷기, 유산소운동, 춤 등도 뇌에서 기억력을 관할하는 해마 기능을 키워주고 인지기능을 크게 높인다.
이와 함께 뇌 기능을 떨어뜨리고 치매를 부추기는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 등 만성질환 관리를 철저히 하고 금연·절주를 하면 금상첨화다. 100만 원을 투자해 치매 징조를 조기에 발견하고, 인생 후반을 총명하게 살 수 있다면, 이것만큼 가성비 좋은 건강 투자가 어디 있겠나 싶다.
글 김철중 조선일보 의학전문 기자 출처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검진센터 건강소식 03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