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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청어(靑魚)에 대한 인식과 과메기의 어원(語源)에 대한 연구(1) / 이재봉


조진향 기자 / joy8246@naver.com입력 : 2025년 09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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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어떼(출처: Popular science(https://www.popsci.com))



조선시대 청어(靑魚)에 대한 인식과
과메기의 어원(語源)에 대한 연구(1)

이재봉
경북향토사연구회 회원(포항)


I. 머리말

 청어(靑魚)는 길이가 한 자가 채 되지 않지만 살이 연하고 맛이 담백하다. 알을 무려 20,000~40,000개를 품고 있고 19~22년이나 사는 장수어이다. 뼈가 많지만 부드럽고 가늘어 회로 먹어도 괜찮고 구워서 먹으면 맛이 더 좋아서 일명 ‘자어(炙魚)’라고 한다. 

 우리 조상들은 청어를 쪄서 먹고 죽으로도 즐겨 먹었다. 조상들이 새해를 맞아 청어천신(靑魚薦新)을 행한 것처럼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귀한 물고기였다. 귀했지만 흔했기에 빈부귀천(貧富貴賤)을 가리지 않아서 온 백성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오늘날 청어는 예전처럼 많이 잡히지도 않고 소비되지도 않는다. 겨울에 청어를 해풍에 말린 과메기는 수세기 동안 영일만 지역의 특산물이었다. 유감스럽게 지금 유통되는 과메기는 대부분 청어 대신에 꽁치로 제조되고 있다. 문화계의 일각에서 이를 무척 안타깝게 여기고 있던 차에 포항시가 청어를 시어(市魚)로 지정했다.

 그래서 필자는 본고에서 『태평광기(太平廣記)』와 『본초강목(本草綱目)』, 『동의보감(東醫寶鑑)』과 조선삼대어보(朝鮮三大魚譜), 선비들의 문적(文籍), 『조선왕조실록(朝鮮王祖實錄)』과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등 제 문헌(文獻)을 분석해서 청어의 어원을 파악하고 우리 역사 속에서 엄존했던 청어의 사회경제적, 문화적 의미를 되살리고자 한다. 

 또한 필자는 문헌조사와 음운분석을 통해서 ‘관목청’의 우리말인 ‘과메기’의 어원을 찾아서 정립하고자 한다. 어떤 사물의 이름이 속명이 명확하다면 그것은 한자어가 아니라 순수한 우리말임이 틀림없다고 본다. 그래서 기존에 전해오던 유래설들의 타당성을 평가하고 필자 나름의 ‘과메기’ 어원을 대안적으로 제시하려고 한다.


↑↑ 청어(사진 포항시청 누리집)

II. 청어의 어원

 청어의 영어 이름은 Herring이다. 일부 역사학자들은 이 이름이 대규모 무리를 이루는 청어의 습성에서 비롯되었다고 믿고 있다. ‘청어’는 덴마크어와 노르웨이어로 군대를 뜻하는 단어인 ‘Haer’에 행위를 나타내는 어미인 ‘-ing’를 붙인 합성어로 추정된다. 그래서 ‘군대와 같이 무리를 이루고 있는 것’이란 의미를 가진 Herring이 자연스럽게 청어의 이름이 된 것이다. 청어는 크게 대서양 청어(Atlantic herring)과 태평양 청어(Pacific herring)로 나뉜다.

 한편으로 청어(靑魚)라는 용어는 중국에서 먼저 쓰였지만 지칭하는 대상이 우리와 달랐다. 중국인들은 민물고기를 호칭했고 우리는 처음부터 바다 물고기를 가리켰다. 명말(明末) 중국 박물학의 성과를 집대성한 『본초강목』에 “청어는 강과 호수에서 살고, 남쪽 지역에 많다. 북쪽 지역에도 더러 때때로 있다(靑魚生江湖間, 南方多有. 北地時或有之).”고 기재되어 있다.

 『징비록(懲毖錄)』의 녹후잡기(綠後雜記)에 실린 “동해에서 잡히던 물고기가 서해에서 잡혔는데 그 물고기는 점차 올라와서 한강에서도 잡혔다. 청어(靑魚)는 본래 해주에서 잡혔으나 10년이 넘도록 전혀 잡히지 않았는데, 대신 요해(遼海)로 옮겨 가서 잡히자 요동(遼東) 사람들은 신어(新魚)라고 불렀다(東海魚産於西海漸至漢江 海州 素産靑魚 近十餘年絕不産 移産於遼海 遼東人謂之新魚)”라는 기록이 나온다. 

 위 기록들을 근거로 중국인들은 ‘청어(靑魚)’라는 용어를 민물고기를 지칭하는데 사용했고 해수어(海水魚) 청어의 존재를 몰랐을 수 있다. 그래서 필자는 등이 푸른 바다 물고기를 청어로 처음 부르기 시작한 것은 우리 민족이었다고 추정한다.

 중국과 일본은 비(鯡)라고 쓰고 읽을 때는 중국어로 ‘페이’로 일본어로 ‘니싱(二親)’으로 발음한다. 청어는 많은 알을 품고 있어서 다산(多産)과 풍요(豊饒)을 상징한다. 그래서 일본인들은 청어를 부모라는 뜻을 가진 ‘니싱(二親)’이라 칭하고, 새해 첫날에 다산과 풍년을 기원하며 청어와 청어알을 먹는다. 

 우리도 이와 유사한 풍습이 있었다. 납일(臘日)에 조상신에게 생청어(生靑魚)를 천신(薦新)하며 새해를 맞아 자손번창(子孫繁昌)과 풍년(豊年) 빌었다. 청어를 비(鯡)라고 부른 것은 그것이 단순히 “물고기가 아니다(非魚).”라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사람들에게는 주식이었고 세금을 내고 물건을 사는 수단이기도 했다. 중국과 일본의 청어 명칭과 관련한 이런 인식은 우리 문화 속에서도 더욱 강하게 공유되어 왔다. 청어는 빈부귀천을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들에게 양질의 동물성 단백질을 제공해왔다. 

 이규경(李圭景)은 “궁핍한 처지의 선비와 가난한 백성들이 만약 청어가 없었다면 어찌 했을까? 과연 ‘窮士貧民’(궁사빈민)이란 속언(俗言)이 명언이다고 했다(諺曰。窮士貧氓。若無靑魚。則何以解素。果是 名言也). 『옥수집(玉垂集)』에서도 “청어는 맛이 훌륭하고 흔하며 속칭(俗稱) ‘비유(肥儒)’라고 한다. 

 선비들이 고기를 먹지 못하고 복랍(伏臘) 때는 고기 귀하기가 보주(寶珠)같았다. 닭과 돼지도 이 시기에는 없어서 선비가 먹은 것은 오직 냉이와 씀바귀뿐이다(靑魚嘉且賤。俗名曰肥儒。儒子食無肉。伏臘貴如珠。鷄豚時易失所咬但薺荼).” 라고 기록되어 있어서 겨울철에 값이 싸고 맛이 좋은 청어가 얼마나 반가운 지를 알 수 있겠다. 이런 역사적 배경 속에서 청어를 지칭하는 우리말 ‘비웃’도 가난한 선비를 살찌우게 한다는 ‘비유(肥儒)’란 말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다음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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