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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릉도 저동항의 오징어잡이 어선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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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가 품은 오징어(3)
이경애
경북향토사연구회 회원(울릉)
Ⅳ. 울릉도 오징어
3. 해방 이후 울릉도의 오징어잡이
울릉도의 오징어 어업은 일본 어민에 의해 시작되어 일본인들의 주도하에 이루어졌었기 때문에 해방 이후에도 울릉도 어민들은 열악한 경제 사정으로 인해 새로운 어선 및 어구를 도입하지 못하고 과거 일본인에게 배운 기술과 그들이 남기고 간 어구를 이용해 오징어 어업에 종사하였다.
비록 일본인들에게 전수받은 기술과 열악한 환경하에 시작되었지만, 해방 후 새로운 어구의 발달과 어선의 도입 등 어획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오징어의 어획량은 급증하게 되었다. 또한 어항과 물양장의 구축·보관·유통체계의 확충이 점차적으로 이루어짐에 따라 오징어 어업은 울릉도를 대표하는 제1의 산업이 되었다.
해방 이후 울릉도 주민들의 산업기반은 농번기가 아닌 시기에 오징어 또는 꽁치잡이 등을 하는, 즉 농업과 어업이 병행된 형태였다. 그러다 태풍 등의 자연재해와 그로 인한 흉년이 지속되고, 농업에 비해 어업이 높은 소득을 보장하게 되자 1960년대 이후 울릉도는 어업으로의 직종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이에 따라 농업은 단지 자급을 위한 형태로 어업과 병행하여 이루어졌으며, 주산업은 어업, 그 가운데서도 오징어 어업이 주축을 이루게 되었다.
울릉도 오징어 어획 기술의 변화는 아래 표와 같다.
울릉도 오징어 어획 기술의 변화
1980년대 이후에도 오징어 어업 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하였다. 어업 기술 진전의 예로는 어선의 대형화와 자동 조상기(操上機) 도입을 들 수 있다. 먼저 1980년대 이후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실시한 어선의 대형화로 울릉도 어선 보유 규모가 크게 변화하였다.
1970년대만 하더라도 동력어선과 무동력어선의 비율은 큰 차이가 없었으나. 1980년대 이후 동력어선의 비중이 급격히 높아져 2005년 동력어선은 324척, 총 3,098ton에 달했으며, 이에 비해 무동력어선은 6척, 2.35ton에 불과했다.
1970년대 이후 무동력선의 감소로 울릉도 내의 어선 수는 점차 감소하고 있으나 대형 어선의 증가로 총 어선 톤수는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어선의 대형화와 동력화는 어장의 확대와 어획량 증대 그리고 조업 시간을 단축하는 큰 역할을 하였다.
1980년대 이후 어업 기술뿐 아니라 냉장 및 건조 기계가 현대화됨에 따라 어획한 오징어의 보관 및 건조 기술도 함께 발전하였다. 특히 울릉도의 오징어는 당일 어획이 대부분이며 어획된 오징어의 가공이 짧은 시간에 물양장에서 이루어짐에 따라 우수한 맛과 질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1980년대 이후 국내 오징어 소비가 증가하는 추세에서 울릉도 오징어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짐에 따라 울릉도 오징어는 이곳 울릉도를 대표하는 하나의 특산품이자 브랜드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되었다.
4. 오징어 흉어기로 인한 오징어 어획량 감소
울릉도 오징어 어업의 발전과 동시에 그 이면에는 여러 문제가 나타났다. 오징어 어획량의 급감과 인구 감소가 대표적인 예다. 먼저 오징어 어획량은 1970년대 후반기부터 급감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1977년 냉수대(冷水帶) 형성으로 인한 오징어 흉어는 울릉도의 인구 감소와 유출, 소득 저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정도로 심각하였다.
1974년과 1975년 오징어 어획고는 평년보다 많은 6500t이였으나 1976년부터 주요 어장에 냉수대가 형성되면서 1977년에는 2500t으로 격감하였고 주민 가구당 소득 역시 1976년 123만 8,900원에서 1977년 에는 92만 5,300원으로 격감했다.
197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오징어 어획량의 감소는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과거 울릉도 오징어 흉어는 대부분 냉수대로 인해 오징어의 어장이 형성되지 않은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어장의 미형성뿐만 아니라 무분별한 남획이 더해져 더욱 큰 피해를 입고 있다.
특히 2010년부터 본격화된 중국어선의 북한해역에서의 무분별한 조업은 어획량의 급격한 감소에 큰 원인이 되고 있다. 2004년도 140여 척이었던 중국어선은 2014년 1,900여 척으로 폭발적인 증가를 하였으며 이들의 불법조업 및 남획으로 인해 울릉도의 오징어 어획량은 급감하였다. 당연히 어민들의 수도 많이 줄어 미래를 얘기할 수 없는 것이 울릉도 오징어 어업의 현주소이다.
‘울릉도 어업 총연합회’ 회장 김해수 회장님을 만나 울릉도 어민이 느끼는 울릉도 어업에 대해서 인터뷰한 내용을 옮겨본다.
이경애 현재 울릉도에서 오징어가 잡히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김해수 1순위는 남획입니다. 이경애 남획? 김해수 오징어가 번식하는 양보다 잡는 양이 더 많다는 거죠. 제가 오징어 잡기 이전에 오징어잡이 하셨던 어른들 이야기 들어보면 강고 타고 사도(초기 오징어 잡는 기구)로 잡을 때는 아무리 잡아도 오징어가 많아서 늦게는 잡기 싫고, 힘들어서 못 잡을 정도로 많았다고 하던데, 차츰차츰 오징어 잡는 방법이 변하면서 지금은 트롤선이 공조해서 잡는다는 이야기 들어봤지요. 배 한 척이 불을 밝혀 오징어를 모아놓으면 트롤선이 바닥에 깔아두었던 그물을 들어 올려서 어린 치어들까지 모두 잡아버리는 겁니다. 트롤선 한 대 어획량은 울릉도 어선 한 척의 9배 이상 됩니다. 그러니 오징어가 남아날 수 있겠습니까? 이경애 트롤선 엄청납니다. 그런데 오징어를 그물로 잡아요? 오징어는 낚시로 잡잖아요?
김해수 울릉도는 조상기가 들어와 자동화가 되어도 한 마리 한 마리 낚시로 잡는데 육지의 트롤선은 그물로 끌어 올리니 잡는 양의 차이가 엄청나지요. 이경애 게다가 중국어선까지 김해수 북한수역에 중국 배는 올라오면서 오징어 잡고, 내려가면서 또 다 잡아버리니, 울릉도에서 우리가 잡을 오징어가 없는 거지요. 울릉도에서 잡는 대부분의 오징어는 우리나라 제주도 부근에서 알을 낳고 죽는 1년생 어류예요. 일본 부근과 제주도 부근바다에서 부화한 알이 유영하며 조금 커지면 5월쯤 대하퇴로 이동해 다 자라 다시 알을 낳기 위해 제주도 부근으로 내려오면서 울릉도에서 많이 잡혔어요. 그런데 다 자라기도 전에 트롤선이 어린 오징어까지 그물로 싹 잡아버리고, 그나마 살아남아 대하퇴까지 올라갔던 오징어들도 북한이 중국에 바다를 파는 바람에 중국어선들이 쌍끌이 어선으로 바다 바닥까지 끍어 올리니 남는 것이 있겠습니까? 이경애 그렇겠네요. 저는 기후 탓으로 수온이 올라가서 오징어가 안 난다고 생각했는데, 들어보니 남획이 먼저이네요. 김해수 그 다음이 기후 탓이라고 현재 오징어잡이 하는 사람들은 생각하고 있어요. 전문가들은 기후 탓, 지구 온난화 탓이라고 하는데, 그럴 거 같으면 제주도에 있던 고기들이 울릉도에도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거던요. 이경애 그렇네요. 회장님께서 느끼는 울릉도 오징어는 어떠할 거 같습니까? 김해수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울릉도 오징어는 사라질 겁니다. 오징어가 없으면 자연히 울릉도 어업도 없어질 거구요. 울릉도에 귀농은 정년 퇴임하고 귀농하는 사람들이 많아 해결되는데, 귀어는 지난 10년 동안 단 1명도 없었어요. 오징어 어업이 돈 안되니 누가 귀어하려고 하겠습니까? 지금처럼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어쩌면 20년 후면 울릉도에 어민은 없어질 겁니다.
울릉도는 동해에 유일한 섬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섬 중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섬의 먹거리는 해산물과 생선회들이다. 하지만 울릉도는 해산물과 생선이 귀하다. 왜? 울릉도는 양식을 하지 않고 어선들 대부분이 오징어에 집중되어 다른 고기를 잡지 않기 때문이다. 그만큼 울릉도 주민들은 오징어에는 진심이다. 기술이 발전해 남획한다고 한다. 환경도 변했다 한다. 돈이 안 되니 사람도 없다고 한다. 앞으로 울릉도에 오징어가 없어질 수도 있다고 한다. 그 어떤 이유로든 울릉도에 오징어가 없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오징어가 줄고 울릉도 어민이 줄고, 오징어가 없어지고 울릉도 어민도 없어지고, 안 그랬으면 좋겠다. 오징어도 돌아오고 울릉도 어민도 돌아왔으면 좋겠다. 그런 염원을 담아본다.
5. 울릉도 밥상의 오징어
울릉도는 섬이라는 지역적인 특수성에 기인하여 독자적인 식문화가 발달했다. 과거 내륙과의 교통이 원활하지 못해 물류 운송의 한계가 있었으므로 섬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조달 가능한 재료를 가지고 음식을 만들었다. 따라서 오징어는 대표적인 식재료로 부각 될 수밖에 없었다.
수산물의 경우 변질되기 쉽기 때문에 그 활용에 있어 신선도가 생명이라고 할 수 있다. 울릉도의 경우 당일 잡은 오징어를 어판장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었으며, 유통구조가 간단해서 신선한 오징어를 항시 구매하는 것이 가능했다. 이러한 신선도는 오징어의 다양한 부위를 요리에 활용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내륙에서 접하기 힘든 오징어의 내장을 활용한 요리가 대중적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울릉도에서는 오징어를 해체하고 남은 부산물을 이용하여 음식을 만들었다. 그중 하나가 오징어 내장탕이다. 일반적으로 수산물 내장의 경우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식재료로 사용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수산물의 특징상 내장 기관이 가장 쉽게 부패하므로 신선도의 유지가 어렵고 손질이 까다로우며 손질 후 사용할 수 있는 양이 적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장을 활용한 음식은 일부 어촌지역에서 간혹 찾을 수 있다.
이에 반해 울릉도의 오징어는 특별한 경우에 속한다. 신선한 오징어 내장을 대량으로 손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울릉도 저동 어판장을 가면 해체한 오징어의 내장을 따로 모아, 오징어 내장탕의 재료가 되는 부위만 따로 선별하는 주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렇게 선별한 오징어의 내장은 자가소비 되거나 식당으로 판매되기도 한다. 울릉도 밥상의 오징어 중 내륙 지방에서는 맛볼 수 없는 오징어 내장을 이용한 요리 2가지를 알아보려고 한다.
1) 오징어 내장탕
오징어 내장탕은 오징어 흰색 내장을 이용해 국을 끓인 것이다. 시원하고 깔끔한 맛으로 울릉도 사람들은 소고기국보다 더 좋아하는 국이다. 육지에서 손님이 온다면 한번은 대접하는 음식이 오징어 내장탕이다.
<오징어 내장탕 만들기>
적당한 양의 물에 무를 넣어서 끓인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손질한 오징어 내장을 넣는다. 이후 호박잎 으깬 것, 콩나물, 다진 매운 고추, 마늘 등 갖은양념을 하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기호에 따라 고춧가루를 첨가하기도 한다. 이렇게 국을 끓이면 오징어 내장이 고니보다 더 쫄깃한 식감을 가지고 있으며 오징어 내장의 풍미가 가미된 칼칼하고 시원한 국물 맛으로 인기가 높다.
과거에는 육지와의 교통 문제로 먹을 것이 없어 영양을 보충하기 위하여 만들어 먹던 음식이었지만 요즘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으면서 울릉도의 향토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오징어 흰 내장은 국을 끓여 먹기도 하지만 삶아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어도 맛있고, 내장의 양이 많을 때는 꾸덕하게 말려서 장조림을 해 먹기도 하였다.
2) 오징어 누런창 뽀글장과 찌개
오징어 누런창은 색깔이 갈색이 나기 때문에 사람들은 ‘오징어 똥창’이라고 부르지만, 오징어의 간장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찌개나 뽀글장으로 조리하면 특유의 냄새가 있어 호불호가 있는 음식이다. 그러나 한번 그 맛에 매료되면 자주 찾을 수밖에 없는 음식이 오징어 누런창 뽀글장과 찌개이다.
오징어 누런창의 경우는 2가지 형태로 조리되었다. 하나는 찌개의 형태이고 하나는 뽀글장 울릉도 사람들은 빡닥장이라고 부른다. 오징어 누런창으로 요리하기 위해서는 먼저 오징어 내장의 간장 부위를 분리하여 10~15일간 염장 후 사용한다. 누런창 찌개와 뽀글장을 만드는 과정은 유사하다.
<오징어 뽀글장 만들기>
먼저 염장된 누런창을 냄비에 넣고 볶다가 된장을 누런창의 1/4정도 넣고 더 볶는다. 이후 소량의 물을 넣고 고춧가루, 양파, 청양고추, 마늘, 대파 등 갖은 양념을 하여 끓여낸다. 너무 짤 경우 양파를 넣어 간을 조절한다.
<오징어 누런창 찌개 만들기>
누런창과 된장을 섞어 볶는 과정은 동일하다. 이후 시래기, 무, 우거지 등을 넣어 함께 볶다가 넉넉한 양의 물을 넣어서 끓인 후, 다진마늘, 고추, 양파, 대파 등 채소를 함께 넣어 시래기가 익을 만큼 푹 끓여낸다.
이 외에도 오징어를 주재료로 하는 음식으로는 오징어 전, 오징어무침, 오징어젓갈, 오징어 무국, 오징어순대, 오징어덮밥, 오징어튀김, 오삼불고기 등 다양한 요리들이 많다. 요즘은 오징어 먹물을 이용한 요리도 많은데, 오징어 먹물의 맛은 시판하는 토마토 주스에서 시큼함을 뺀 느낌으로 짭짤하면서 부드러운 맛이 나므로 식재료에 많이 이용하는 추세다. 오징어 먹물 빵, 먹물 파스타, 오징어 먹물 튀김 등으로 오징어를 주 재료로 한 음식들이 더욱 다양해졌다.
[자료출처] 독도박물관 ‘오징어와 함께한 울릉도 사람들’ 끝.
이상으로 '울릉도가 품은 오징어'를 모두 마칩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