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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 의성창조박물관에서 열린 '사투리는 숭양 그치 구시해' 전시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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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언 어휘의 어원 연구
신승원
Ⅰ. 머리말
문학작품에 방언을 사용하여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집이 있다. 경남 통영 방언으로 쓴 양미경 수필가의 수필집 『내 쫌 만지도』는 제38회 조연현문학상(2019년)을 수상했고, 전남 영암 방언으로 쓴 조정 시인의 시집 『그라시재라』는 제22회 노작문학상(2022년)을, 경북 방언으로 쓴 상희구 시인의 시집 『대구시지(詩誌) 상, 하』로 2022년 한글학회로부터 국어운동 공로표창을 받았다.
각 도별 방언으로 문학 작품에 이용한 작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함경도방언-안수길(소설), 이용악(시), 윤동주(시), 이정호(소설) 평안도방언-김동인(소설), 김소월(시), 계용묵(소설), 김남천(소설), 백석(시), 황순원(소설), 김광식(소설), 선우휘(소설) 황해도방언-김남선(소설), 박태준(소설) 강원도방언-김유정(소설), 유재용(소설), 김종성(소설), 최용운(소설), 김인기(시) 경기도방언-염상섭(소설), 임화(시), 박태원(소설), 이상(시), 박완서(소설) 충청도방언-한용운(시), 홍명희(소설), 이기영(소설), 이문구(소설), 강준희(소설), 김동원(시) 경상도방언-현진건(소설), 이상화(시), 김동리(소설), 박목월(시), 하근찬 (소설), 김주영(소설),이태원(소설), 김원일(소설), 이문열(소설), 상희구(시), 문형렬(소설), 박일문(소설),김정한(소설), 오영수(소설), 박경리(소설), 심인자(시조), 양미경(수필) 전라도방언-채만식(소설), 김영랑(시), 송기숙(소설), 문순태(소설), 윤흥길(소설), 조정래(소설),최명희(소설), 조정(시) 제주도방언-오성찬(소설), 현길언(소설), 문충성(시), 현기영(소설)
요즘 방언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져 전남 강진군 병영면 장강로에 있는 ‘와보랑께 박물관’에는 전남 방언을 소재로 삼은 한글 그림 작품을 전시하고 있으며, 제주도에서는 ‘제주사투리박물관’을 건립 중에 있다. 필자는 ‘한국방언연구소’를 운영하여 전국의 방언 자료를 수집·연구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으로 볼 때, 방언 어휘에 대한 어원연구는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단순한 방언 어휘의 나열이 아니라, 방언 어휘에 대한 어원연구를 통하여 단어의 생성원리를 파악할 수 있다.
본고에서는 각 도별 방언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대표하는 어휘를 선택하여 어원연구를 시도하고자 한다. 특히 경상도 방언과 대조(차이점)·비교(공통점)를 통해 전국 방언어휘를 살펴보고자 한다. 방언 자료의 나열 순서는 함경남북도 방언, 평안남북도 방언, 황해도 방언, 경기도 방언, 충청남북도 방언, 경상남북도 방언, 전라남북도 방언, 제주도 방언 순으로 한다, 특히 경북향토사연구회원들이 사용하는 경북 방언은 굵고 진하게 나타내어 타 지역 방언과의 대비를 하고자 한다.
Ⅱ. 방언 어휘에 대한 어원 분석
1. 봄과 관련된 어휘
여기에서는 ‘아지랑이, 소꿉질, 뻐꾸기, 산마루’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아지랑이
a. 생댕이 : 생당(生堂)(명사)+-이(접미사)→생당이(함북)>생댕이(함북, 함남)
생당은 살아있는 땅이다. 아지랑이가 땅에서 피어오르면 땅은 생동하는 땅이 된다. 어근 생당에 접미사 -이가 붙어서 파생어 생당이가 만들어졌다. 이것은 이후 이 모음 역행동화*를 거쳐 생댕이가 되었다.
*이 모음 역행동화 : 단어 또는 어절에 있어서, ‘ㅏ’, ‘ㅓ’, ‘ㅗ’ 같은 후설 모음이 다음 음절에 오는 ‘ㅣ’나 ‘ㅣ’계(系) 모음의 영향을 받아 전설 모음 ‘ㅐ’, ‘ㅔ’, ‘ㅚ’ 따위로 변하는 현상. ‘잡히다’가 ‘잽히다’로, ‘먹히다’가 ‘멕히다’로 변하는 현상을 말함.<네이버 국어사전>
b. 아지렝이 : 아질(의태어)+-앙이(접미사)→아지랑이(평북, 평남, 황해, 강원, 경기, 충북, 경남, 전북, 전남)>아지랭이(함남, 평북, 평남, 황해, 강원, 충남, 충북, 전북, 전남>아지렝이(경북)
아질은 아질아질에서 나타나듯이 어지러운 느낌을 나타내는 의태어이다. 부사 어근 아질에 접미사 -앙이가 붙어서 파생어 아지랑이가 생성되었다. 아지랑이가 이 모음 역행동화를 거쳐 아지랑이가 되고, 아지랭이는 다시 경북에서 ㅔ/ㅐ가 비변별*되어 아지렝이로 변했다.
*비변별되어 : '구분되거나 나누어지지 않아'라는 뜻
c. 아무레미 : 아물(의태어)+아미(접미사)→*아무라미>*아무래미>아무레미)(황해, 함남, 강원)
아물은 아물아물에서 나타나듯이 작거나 희미한 것이 보일 듯 말 듯하게 조금씩 자꾸 움직이는 모양을 나타내는 의태어이다. 부사 어근 아물에 접미사 -아미가 붙어 파생어 아무라미가 만들어졌다. 이후 이 모음 역행동화를 거쳐 아무래미가 되었고, ㅔ/ㅐ가 비변별되어 아무레미로 변했다.
d. 알랑게이 : ㄱ.얼른거리다>알른거리다>알랑거리다>*알랑거리>*알랑게리>알랑게이(경북) ㄴ.얼른거리는 알갱이>알른거리는 알갱이>알란거리는 알갱이>알랑거리는 알갱이>*알랑알갱이>*알랑갱이>*알랑겡이>*알랑게~이~>알랑게이
알랑게이는 ㄱ.얼른거리다에서 알른거리다로 변했고, 다시 알랑거리다로 변했는데, 어미 다가 생략된 알랑거리에서 이 모음 역행동화를 거쳐 알랑게리로 변했고, 그 이후에 최종적으로 알랑게이로 변했다. 다른 설명으로는 ㄴ.얼른거리는 알갱이(작은 물체)에서 변했다고 본다.
e. 아시랭이 : 아슬(의태어)+-앙이(접미사)→*아스랑이>아스랭이(충남)>아시랭이(충남)
아슬은 아슬아슬에서 나타나듯이 아찔아찔할 정도로 높거나 낮은 모양을 나타내는 의태어이다. 부사 어근 아슬에 접미사 -앙이가 결합되어 파생어 아스랑이가 되었고, 아스랑이가 이 모음 역행동화를 거쳐 아스랭이가 되었다. 이후 이것은 전설고모음화*로 아시랭이가 되었다.
*전설고모음화 : 후설 모음인 ㅡ가 전설고모음인 ㅣ로 변하는 현상.
f. 삼새미 : 삼삼(의태어)+-이(접미사)→삼사미(전남)>삼새미(경남, 전북, 전남)
부사 어근 삼삼은 눈앞에 보이는 뜻 또렷한 모습을 말한다. 어근에 접미사 -이가 결합되어 파생어 삼삼이가 나왔다. 이후 이 모음 역행동화로 삼새미가 되었다.
g. 땅찜 : 땅+김→땅김(합성어)>땅짐>땅찜(강원)
땅찜은 땅과 김의 합성어이다. 땅김이 구개음화* 되어 땅짐이 되었고, 땅짐이 경음화*되어 땅찜이 되었다.
*구개음화 : 한국어에서 자음이 모음 'ㅣ' 또는 반모음 'ㅣ[j]' 앞에서 경구개음으로 변하는 현상. 주로 'ㄷ'과 'ㅌ'이 'ㅈ'과 'ㅊ'으로 발음되며, 이는 발음의 편의성과 음운 동화 원리 때문이며, ‘굳이’가 ‘구지’로, ‘굳히다’가 ‘구치다’로 된다.<네이버 사전>
*경음화(된소리되기) : 특정 조건에서 자음이 더 세게 발음되는 현상. 주로 파열음 뒤에서 발생하며, 'ㄱ, ㄷ, ㅂ' 받침 뒤에 'ㄱ, ㄷ, ㅂ, ㅅ, ㅈ'이 연결될 때 적용되고, 예로 '국밥(국빱)', '신고(신꼬)' 등이 있다.<네이버 사전>
h. 땅찌개 : 땅찌-(합성동사의 어근)+-개(접미사)→땅찌개(전남)
땅찌개는 명사 땅과 동사 찌다(蒸)가 결합되어 합성동사 땅찌다가 생성된 후, 어근 땅찌-에 도구의 접미사 -개가 결합되어 파생어 땅찌개가 나왔다. 땅을 찌는 것이 아지랑이라는 뜻이다.
i.베ᄁᆞ레이:벧(<볃<볕,陽)+가랑이(<가ᄅᆞ(갈래의의미+-앙이(접미사))→*벧가랑이>*벧ᄀᆞ렝이>*벧ᄀᆞ레~이~>벧ᄀᆞ레이>(제주)>베ᄁᆞ레이(제주)
베ᄁᆞ레이는 벧(陽,볕>볃>벧)과 명사 가ᄅᆞ에 접미사 -앙이 결합하여 나온 파생명사 가랑이(하나의 몸에서 끝이 갈라져 두 갈래로 벌어진 부분)가 결합하여 이루어진 합성어이다. 갈라진 볕이 아지랑이란 의미이다.
j. 베또체비 : 벧(陽)+도체비→배또체비(제주)
베또체비는 벧(陽,볕>볃>벧)과 도체비(도깨비의 방언)의 합성어이다. 볕이 도깨비처럼 눈앞에 나타났다가 사라졌다하는 것이 아지랑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표준어 아지랑이가 경북방언에는 아지렝이와 알랑게이로 나타나고 있다. 전자는 전국의 대다수 지역에 나타나는 아지랑이/아지랭이와 유사하나, 후자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음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