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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연꽃 구경 / 정호승


조진향 기자 / joy8246@naver.com입력 : 2025년 08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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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박원양



연꽃 구경

                       정호승

연꽃이 피면
달도 별도 새도 연꽃 구경을 왔다가
그만 자기들도 연꽃이 되어
활짝 피어나는데
유독 연꽃 구경을 온 사람들만이
연꽃이 되지 못하고
비빔밥을 먹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받아야 할 돈 생각을 한다
연꽃처럼 살아보자고
아무리 사는 게 더럽더라도
연꽃 같은 마음으로 살아보자고
죽고 사는 게 연꽃 같은 것이라고
해마다 벼르고 별러
부지런히 연꽃 구경을 온 사람들인데도
끝내 연꽃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연꽃들이 사람 구경을 한다
해가 질 때쯤이면
연꽃들이 오히려
사람이 되어보기도 한다
가장 더러운 사람이 되어보기도 한다

                    정호승 시집 <이 짧은 시간 동안 > 수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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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이 피는 계절이 지나고 연밥이 여물고 푸른 물방울을 통통 튀기던 연잎은 이제 곧 파리하게 말라갈 것이다. 부지런히 꾸정물 속에서 연꽃을 피우고자 허둥댔으나 연꽃은 피우지 못하고 한마리 미꾸라지가 되었나? 그 미꾸라지도 보이지 않는다. 물이 흐릴수록 연꽃은 더욱 맑게 피어날 것인데 미꾸라지가 한마리도 남아있지 않다. 이제 곧 쌀쌀한 계절이 돌아올 것이고 땅 속 줄기로 숨을 쉬어야 할 텐데 미꾸라지는 어디로 가버린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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