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를 고르면서
최경화
사과를 고르면서
흠 있는 것을 하나 잡는다
식탁 위에서 모두
반질반질 윤이 난다면
왠지 마음이 불편할 것 같아
성한 것과 섞어놓는다
누군가에게 적선한 상처의 흔적
작은 아픔을 외면한다면
성한 것끼리 무슨
사과 맛을 낼 수 있으랴
<풍선 수록 시>
최경화
시인
1960년 경북 경주 출생
2015년 '시에' 등단
2018년 대구문화재단 문예창작기금 수혜 시집 '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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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꽃피는 것들은 제때 한꺼번에 피지 않고 때에 맞춰 피어야 할 때 피지요. 그래서 먼저 피어난 꽃이 지고 열매를 맺을 때 뒤늦게 핀 꽃이 활짝 웃고 있습니다. 먼저 맺은 열매가 크게 영글면 뒤에 익은 열매는 아직 채 여물지않아 크기가 저마다 다르지요. 어떤 열매는 벌레 먹기도 하고, 예쁘게 익기도 하고 제각각의 모양입니다. 그래도 사과는 사과, 사람은 사람입니다. 시인은 반질반질 윤이 나는 사과만 있다면 왠지 마음이 불편할 것 같다고 말합니다. 너무 똑똑하고 멋지고 아름다운 사람들만 모여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를 떠올려보니 역시 불편할 거 같습니다. 반질반질 윤이 나지 않아도 속이 꽉 찬 사과도 있고, 향이 좋은 사과도 있을 수 있지요. 누군가에게 적선한 상처의 흔적,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그 마음자리에 남은 향기라고 할까요, 작은 아픔을 외면하고 않고 보듬어 않으려는 시인의 마음, 각진 것과 둥근 것, 모난 것과 깎여나간 것들이 어울려 살 때 진정한 사람의 향기와 맛을 낼 수 있다고 시인은 말하고 있습니다. 풋사과가 익어가는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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