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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새재(25) 한시가 있는 옛 오솔길 / 이정록


조진향 기자 / joy8246@naver.com입력 : 2025년 07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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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경상북도 문경시


문경새재(25)


이정록

25. 한시가 있는 옛 오솔길

 조곡관 뒤쪽의 미끈하게 잘 자란 소나무 숲을 지나 개울을 따라 이어지는 길을 조금 가면 개울을 건너기 직전에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조그마한 오솔길을 만나는데 이 오솔길을 따라 꺾어 돌면 한시(漢詩)비(碑)를 만나게 된다.

 지금 관광객들이 다니고 있는 이 길은 옛날 새재를 넘나들던 사람들이 다녔던 길이 아니다.
 새재 일원의 산지는 원래 조선 왕실의 소유였는데 일본은 조선이 망하자 왕실의 모든 소유재산을 조선총독부 재산으로 편입시켰다. 그리고 광복직후에 대성그룹(대성탄좌)이 정부로부터 불하(새재의 조선왕실 토지)를 받아 회사(대성탄좌) 명의로 소유 이전을 하였다. 대성탄좌는 자기네 석탄광업소에 석탄을 채굴하기 위한 항목으로 사용할 나무를 새재 일원에서 배어내기 위하여 도로를 개설하였는데 지금 다니고 있는 대부분의 도로가 그때 나무를 실어냈던 그 길이다.



 옛 오솔길은 책바위로 오르는 길과 동화원 주변의 길과 이곳 시비가 있는 길 등 그리 많이 남아있지를 않다. 한시가 있는 오솔길은 개울을 건너는 징검다리가 예쁘고 오솔길을 따라 세워진 각양 갹색의 시비가 운치를 돋운다.새재를 넘으면서 선현들이 남긴 <한시가 있는 오솔길>에 있는 시 몇 수 소개 한다.

<鳥嶺吟> (조령에서 읊조리다.)​

石壁巉巖倚半空 바위 절벽이 삐죽 솟아 허공 속에 기댔는데
淸溪繞趾響淙淙 맑은 시내기슭 돌아 흘러 물소리 울리누나.
傍人莫訝停驂久 이 사람아 오랫동안 발 멈춤을 괴히 말라
爲與三灘物色同 나의고향 삼탄 땅과 물색 같아 그런다네!​
삼탄 이숭소 (三灘 李承召1422~1484)


<到鳥嶺寄舍弟> (조령에 이르러 아우에게 주는 시)

天涯乘輿費幽吟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시름이 더한 것은
秋盡江頭別意深 늦가을 강가의 이별 뜻이 깊어서라
匹馬十年南北路 필마로 십년세월 사방 떠돌았으니
三盃千里去留心 석 잔 술에 천 리 길 미련도 없으련만
蕭蕭落葉龍湫畔 낙엽은 쓸쓸히 용추에 떨어지고
慘寒慘雲鳥嶺陰 먹구름 싸늘히 새재에 걸렸구나
懷抱此行殊鬱結 너와나의 이별은 더욱 맺혀 아프고
夢魂頻續舊園林 꿈속인 듯 고향산천은 발목을 잡는구나!​
​​회재 이언적 (晦齋 李彦迪1493~1553)


↑↑ 사진 경상북도 문경시


<鳥嶺贈別> (조령증별)

功名眞墮甑 공명은 진실로 깨어진 시루와 같고
聚散一浮雲 모였다 흩어지는 뜬 구름 같은 것.
獨向公山裏 이제 나 홀로 산 속으로 가노라니
蒼蒼落日曛 푸른 숲 사이로 저녁노을이 진다.
석천 임억령 (石川 林億齡1496~1568) 


<鳥嶺> (조령)

愁攀層石綠陰中 바위는 층층으로 쌓여있고 녹음은 한창인데
鳥道高高入半空 새재길 높고 높아 허공으로 들어가는 듯
萬里乾坤飛遠目 아득히 펼쳐진 천지 높이 올라야 끝이 보일 듯
片雲霄漢逼冥鴻 조각구름만 하늘에 기러기 떼처럼 희미하다.
路通南北輪蹄捷 남과 북으로 통하는 길은 말과 수레 오고 가고
關控襟喉氣勢雄 관문은 요새에 있어 그 기세 웅장 하네
匹馬短衣輕幾度 필마에 선비 형색 몇 번이나 지났던고
依俙曲曲舊行蹤 아련히 구비마다 지난 자취 서려있네
嘯皐(소고) 朴承任(박승임 1517~1586) 소고집 권1


<聞慶途中> (문경도중)​

嶺北寒猶緊 고개 북쪽은 아직도 추운데
山南花已明 산 남쪽엔 벌써 꽃이 피었네.
天涯風氣別 멀리 떨어져 기후풍토 다를 뿐인데
時序客心驚 돌아가는 계절이 경이로운 나그네 마음이여
故里春應遍 고향 마을에는 봄이 왔겠지
歸途興自生 돌아가는 길이라 마음이 설렌다.
丁寧報風伯 간절한 마음으로 바람에게 이르나니
莫妒滿枝英 가지마다 가득한 꽃을 시샘하지 마시라!​
학봉 김성일 (鶴峰 金誠一1538~1593) 


↑↑ 사진 경상북도 문경시


<鳥嶺二首> (조령이수) ​

​鳥嶺千盤嶺 새재는 굽이굽이 고갯길이요
龍湫萬丈淵 용추는 깊고 깊은 연못이라네
宿雲衣帶下 잠자는 구름은 산허리를 치마처럼 두르고
朝旭頂巾前 아침 해 산허리에 빛나네!

好鳥鳴喬木 어여쁜 새는 나무 위에서 울고
嘉魚躍大淵 미끈한 물고기는 연못에서 뛰네
浮深皆得意 저들이야 제 뜻대로 살건만
行邁落暉前 나는야 갈길 멀어 석양 길로 접어드노라!.​
 동강 신익전 (東江 申翊全1605~1660)


<​鳥嶺> (조령)

白山南走三千里 백두산은 남으로 삼천리를 달려와서
大嶺橫分七十城 큰 고개 가로질러 칠십 고을 나눴네.
從古覇圖資割據 예로부터 제후들이 할거 할 곳 있었거니
至今棧壘未全平 지금까지 그 요새 흔적이 남아 있다네.
迎人靑嶂重重出 사람을 맞이하는 짙푸른 봉우리 첩첩이 솟아있고
照眼丹楓樹樹明 눈에 보이는 단풍은 나무마다 아름답구나.
劒閣勒名吾老矣 공명을 세우기엔 내 이미 늦었거니
停驂聊復賞新晴 가던 길 다시 멈추고 개인 경치 감상하네.​​
서포 김만중 (西浦 金萬重1637~1692)


다음편은 새재아리랑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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