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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꽃과 돈 / 정호승


조진향 기자 / joy8246@naver.com입력 : 2025년 07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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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돈

                               정호승

돈을 벌어야 사람이
꽃으로 피어나는 시대를
나는 너무나 오래 살아왔다
돈이 있어야 꽃이
꽃으로 피어나는 시대를
나는 죽지 않고
너무나 오래 살아왔다

이제 죽기 전에
내가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은
꽃을 빨래하는 일이다
꽃에 묻은 돈의 때를
정성 들여 비누칠해서 벗기고
무명옷처럼 빳빳하게 풀을 먹이고
꽃을 다림질하는 일이다

그리하여 죽기 전에
내가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은
돈을 불태우는 일이다
돈의 잿가루를 밭에 뿌려서
꽃이 돈으로 피어나는 시대에
다시 연꽃 같은
맑은 꽃을 피우는 일이다
                                               <정호승 시집 '이 짧은 시간 동안'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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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벌어야 사람이 사람 대접을 하는 시대를 나 또한 너무나 오래 살아왔다
돈이 있어야 사람이 사람으로 대접받는 시대를 나는 죽지 않고 너무나 오래 살아왔다

돈이 다가 아닌 시대를 지나왔고, 사람이 먼저라는 시대를 온몸으로 살아오고 나서, 돈이 최고인 시대에 나는 갈 길을 잃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돌아가야 다시 사람이 꽃으로 피어나는 시대로 돌아갈 것인가. 그곳으로 가기엔 너무 먼가? 아예 갈 수 없는 것인가? 돈이 최고인 시대에 사람은 무엇으로 사람이 되는가? 기계가 점점 사람을 대신하는 세상에서 사람이 사람 대접받기를 바래서는 안되는 일이기에 돈이 필요한가? 돈만이 기계를 돌릴 수 있는 것이기에 돈이 최고인가? 기계처럼 움직이는 사람을 원하는 세상이기에 세상은 사람보다 기계를 필요로 하는가. 사람도 기계처럼 쉼없이 일하고, 고장나지 않고, 밥 먹지 않고, 쉬는 시간을 요구하지 않고, 말없이 일하기를 바라는가? 돈을 벌어야 사람이 꽃으로 피어나는 시대는 언제쯤 끝날까? 일하지 않고 밥을 먹는 것은 염치없는 일이지만 일을 하고도 돈을 벌지 못하는 사람이 벌레로 취급되는 시대는 끝나기를, 제발 끝장나버리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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