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저, 김욱동 옮김, 민음사, 2022.
조르바는 남자나 꽃 피는 나무, 신선한 물 한 잔을 보고도 감탄하며 툭 튀어나온 눈으로 그런 질문을 던진다. 조르바는 모든 사물을 날마다 처음보는 것처럼 대한다. p101
나는 행복했고, 그 사실을 깨달았다. 행복을 경험하는 순간 그것을 인식하기란 쉽지 않다. 오히려 그 순간이 다 지나가 버린 뒤에야 비로소 뒤돌아보며 때로는 갑자기, 때로는 흠칫 놀라며 그때 얼마나 행복했었는지 깨닫곤 한다. 그러나 이곳 크레타섬 해변에서 나는 행복을 경험하면서 동시에 행복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 p127
"뭔지 조금이라도 이해가 됩니까, 보스 양반? 난 정말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소. 모든 것엔 영혼이 있소. 심지어 나무나 돌이나 우리가 마시는 포도주나 우리가 밟고 다니는 땅에도 말이오, 모든 것, 만물에 영혼이 깃들어 있어요. 보스 양반.“ p148
우리 두 사람은 말없이 난로에 둘러앉아 꽤 오랜 시간을 보냈다. 행복은 소박하고 단순한 것이라는 사실을 나는 다시 한번 확신할 수 있었다.-말하자면 포두주 한 잔, 밤 한 톨, 별거 아닌 난롯불, 으르렁거리는 바다 소리, 그런 것이며 충분했다. 그리고 이런 것이 행복이로구나 하고 깨닫기 위해서는 소박하고 단순한 마음만 있으면 되었다. …중략… 우리 둘은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있었다.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우리 자신이 지구 표면에 착 달라붙어 있는 하찮고 단명한 벌레-바닷가에 갈대와 널빤지와 석유 깡통으로 만든 오두막 뒤편의 편안한 한 귀퉁이를 찾아낸 그런 벌레에 지나지 않는 존재라는 사실을 깊이 깨닫고 있었다.p152 주인공은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과는 다른 삶을 살겠다는 결심을 하고 크레타 섬에 있는 갈탄광산을 찾아가다가 항구에서 조르바를 만납니다. 조르바는 행동하는 삶의 여울 속을 지나는, 날고기 같은 삶을 온전히 살아내는 사람임을 느끼고 주인공은 조르바와 함께 크레타섬으로 갑니다. 그와 함께 생활하면서 지금까지 알고 있던 모든 지식과 행동들이 쓸데없고 진실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주인공은 어린아이와 같은 눈으로 매일 새롭게 세상을 보고자 했고 땅과 함께 숨쉬고 심장이 뛰는 삶을 살고자 합니다. 조르바처럼 매일 어린아이의 눈으로 이 세상을 바라보기를, 호기심과 장난스러움과 새로움에 대한 기대로 반짝반짝 눈을 빛내며 뛰어내릴 자세로 살아내길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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