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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새재(23) 교귀정(交龜亭) / 이정록


조진향 기자 / joy8246@naver.com입력 : 2025년 06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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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새재(23)


이정록

23. 교귀정(交龜亭)

 용추(龍湫)의 도로 맞은편 높다란 축대위에 날아갈 듯 세련된 정자 하나가 있는데 이 정자가 교귀정이다.

 용추의 절경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정면 3칸 측면 2칸 팔작 기와지붕의 아담한 이 정자에서 도임하는 경상감사와 이임하는 경상감사가 서로 만나 관인과 병부를 절차에 따라 전하고 받는 경상감사의 도임 및 이임 행사를 하였던 곳이다. 관인과 병부를 인수인계하는 절차를 교귀(交龜)라 하고 교귀를 행하던 장소를 교귀정(交龜亭)이라고 하였다. 교귀정의 건축 연대는 조선 성종조 때이고 당시 문경 현감인 신승명(愼承命)이 건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 감사의 도임 및 이임 행사는 수령처럼 관아에서 거행하지 않고 도의 경계지점에서 이루어졌는데 이는 감사는 왕권을 대행하는 지방 관리로서 예하 수령들을 출척(黜陟)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어있고 행정 군사 사법 교육 등을 포괄하는 도정 전반을 관장하였다. 이런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부임하는 감사는 임소가 경상감영이 아닌 도계(道界)를 넘어서 경상도 땅에 닿으면 그 곳이 임소가 되는 것이다.

 충청도에서 경상도로 접어드는 문경 땅에 들어서면 곧바로 감사의 직무를 수행해야 하므로 문경에 이르면 문경 땅이 임소가 되고 임소에 도착하면 도임이 되므로 도임 행사를 문경 새재에서 하였던 것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 권16 충청도 진천현편 역원조에 충청감사의 교인소는 경기도에서 충청도 도계로 접어드는 진천현 북쪽 38리 광혜원방에 있었고, 위 같은 책 권 34 전라도 여산군 누정조에는 전라도 감사의 교인소는 충청도와 전라도의 경계인 여산군 소재 황화정으로 기록되어있다. 위의 기록에 의하면 충청도 감사의 교인소는 <광혜원방>이라는 원우에서 거행되었고, 전라도 감사의 교인소는 <황화정>이라는 정자에서 교인식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경상도는 교인 장소가 문경새재라는 깊은 산속이라 교인식을 치룰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아 이를 딱하게 여긴 성종조 때 문경 현감 신승명이 용추 옆에 정자를 지어 이 정자에서 경상감사의 교인식을 치루도록 하였다. 이처럼 새재의 교귀정은 경상감사의 이취임식을 치루는 전용 공간으로서 여느 교인 장소와는 다른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교귀행사란 관인과 병부를 절차에 따라서 서로 주고받는다고 하였는데, 여기서 관인이란 감사의 행정업무용 직인을 이르는 말이며, 병부란 발병부(發兵符)의 준말로 병력을 동원하는 것을 발병(發兵)이라고 하고 부(符)란 부신(符信) 즉 신표를 이르는 말이다. 발병부란 조선시대 병력을 동원할 때 신중하고 정확하게 하기 위하여 임금과, 임금에게 병권을 이임 받은 지방관이 하나의 신표(兵符)를 두 쪽으로 나누어 서로 반쪽으로 나눠가졌던 신표를 이르는 말이다.

 군대를 동원할 때 증표로 사용하는 부신 즉 신표는 직경 7㎝ 크기의 둥글납작한 거북 모양으로 되어있는데 신임 감사가 가지고온 병부와 전임 감사가 가지고 있던 병부를 서로 맞추어보아 거북 모양이 되어야만 비로소 인수인계를 하였는데 교귀(交龜)란 그 거북 모양의 병부에서 비롯된 말이었다.

 새재는 경상도의 도계지역(道界地域:충청도와 도 경계가 접해있다.)으로 경상감사의 첫 직무가 시행되던 곳이었다. 도정의 시작이 문경 땅에서 이루어지는 옛 문헌인 영영일기(嶺營日記)에 나타난 교귀정의 교인 장면을 소개한다.
당시 신임 경상감사는 영영일기의 저자 조재호(趙載浩)이며 풍양인이다. 건륭 16년(서기 1751년) 6월 15일 장소는 새재의 교귀정이다.

 “아침식사 전에 안보역을 출발하여 식사 후에 조령관 서문 밖에 이르니 조령관 별장 조세대(趙世大)가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쓰고 삼가 마중하였다. 문루에 올라 잠시 휴식한 뒤에 쌍가마를 타고 교귀정(交龜亭)에 이르니 옛 관찰사가 벌써 도착해 있었다. 관인(官印)과 병부(兵符)를 절차에 따라서 전하고 받은 뒤에 내려왔다. 문경 현감 홍력, 유곡 찰방 임형원, 지례 현감 이복상, 조령 별장 조세대가 5리 길을 와서 영서(令書) 유서(諭書)를 삼가 맞이하여 용정(龍亭)에 올리고 그대로 전도관(前導官)이 되었다. 객사에 이르러 명(命)을 맞이하는 일은 비장(裨將)으로 하여금 대신 받게 하고 공사례(公私禮)를 면제하니 함께 들어와 배알하고 지례 현감은 바로 인사하고 떠났다. 동헌에 앉아서 도계 진상물을 감봉(監封)하고 공사소지(公事所志)를 결재하였다.“

 감사의 도임 및 순력 행차는 350명 정도의 인원이 동원될 정도로 성대하였다. 조선 후기에 이르러 감사의 부임 행차가 민폐를 끼친다는 여론이 조성될 정도로 감사의 위상이 대단했음을 알 수 있다.

 문경 문화원 향토사연구소에서는 경국대전 증보문헌비고, 미암일기, 영영일기 등 옛 문헌을 근거로 하여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새재의 교귀정에서 경상감사의 교인 행사 및 도임 행차를 재현하고 있다. 잊혀져가는 옛 문화를 복원 전승코저 함은 물론 새재를 찾는 많은 사람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交龜院 嶺南新舊監司 交龜之所 佔畢公名交龜>
교귀원은 영남의 신구 감사가 교체하는 장소이다. 점필재(김종직의 호)공이 교귀라고 이름 지었다.

交龜名有自 <교귀란 그 이름 유래 있어도>
往跡世無傳 <지나온 자취는 전함이 없어라>
幽鳥眞堪慕 <어여쁜 새는 진정 마음 쏠리고>
殘花只可憐 <지는 꽃은 참으로 가련하다.>
古今須一態 <고금이 모두 한 가지 모습인데>
愚智孰相懸 <현우가 어찌 서로 큰 차이가 있으랴>
幸免前驅導 <다행히 아랫사람의 인도를 면하니>
溪山爲我姸 <산과 계곡의 고운 경치는 나만의 것 일세>
(용재집(容齋集) 권 7.)

다음편은 조곡관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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