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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Peste 페스트 / 알베르 카뮈


조진향 기자 / joy8246@naver.com입력 : 2025년 05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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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Peste 페스트 , 알베르 카뮈, 김화영 옮김, 책세상, 2023.

 "... 세계의 질서는 죽음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니만큼, 아마 신으로서는 사람들이 자기를 믿어주지 않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신이 그렇게 침묵하고만 있는 하늘을 쳐다볼 것이 아니라 있는 힘을 다해서 죽음과 맞서 싸워주기를 더 바랄지도 모릅니다."

"네." 타루가 끄덕거렸다.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선생님이 말하는 승리는 언제나 일시적인 것입니다. 그뿐이죠."

리유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언제나 그렇죠. 나도 알고 있어요. 그러나 그것이 싸움을 멈추어야 할 이유는 못 됩니다."

"물론 이유는 못 되겠지요. 그러나 그렇다면 이 페스트가 선생님에게는 어떠한 존재일지 상상이 갑니다."

"알아요." 리유가 말했다. "끝없는 패배지요."

타루는 잠시 의사를 보고 있다가 일어서서 무거운 걸음으로 문 앞까지 갔다. 리유도 그의 뒤를 따랐다. 의사가 이미 그의 곁에까지 갔을 때 자기 발등을 보고 있는 것 같던 타루가 리유에게 말했다.

"그 모든 것을 누가 가르쳐줬나요, 선생님?"

대답이 즉각적으로 나왔다.

"가난입니다."      본문 p190~191 중에서

 가난은 삶에 적극적으로, 처절하게 대응하는 본능을 깨우는 가르침이라는 것을 리유는 알았습니다. 그리고 페스트와의 싸움이 언제나 패배로 끝난다는 것도, 그 싸움이 언제 끝날 지 알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그것이 그 싸움을 멈춰야할 이유가 못 된다고 분명하게 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맞서 싸우는 것이 진정으로 신이 바라는 모습일지도 모른다고요. 삶은 계속 이어지고 있고, 단지 짧게 허락된 인생이라는 시간 속에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는 것, 그것이 인간이 해야할 일이고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이 책은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이런 말이 나옵니다. 
 페스트가 발생하자 오랑에 갇혀 끊임없이 오랑을 떠나 사랑하는 여인이 있는 곳으로 가려고 했던 랑베르는 피곤하고 지쳐있음에도 마지막에는 오랑에 남을 것을 결심합니다. 그러자 리유는 행복을 택하는 것이 부끄러울 게 무어냐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랑베르가 말했다. "그러나 혼자만 행복하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지요."          p302

랑베르의 이 말이 가슴을 퍽하고 쳤습니다. 아 나는 도망쳤구나. 삶에서 도망쳤구나.

저는 또 한 명의 코다르였습니다. 코로나는 지나가 버렸고, 지금 그때를 기억하고 그때의 제 부끄러운 행동을 밝히는 것은 이런 상황이 왔을 때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를 알겠기 때문입니다. 저는 코로나가 유행할 때 그것으로부터 도망치기 바빴습니다. 마스크를 썼고,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가지 않았고, 심지어 가족들이 코로나에 걸려 힘든 상황에도 도와주지 못했습니다. 와서 도와달라던 딸아이의 요청에 가기로 마음 먹었다가 딸아이가 이미 코로나에 걸렸다고 손녀까지도 코로나에 걸렸을지 모르는데 엄마가 와서 코로나에 걸리면 어떡하겠느냐는 조심스런 말에 발목이 잡혔습니다.

 "아가도 걸리는데 내가 걸리면 뭐가 어때서. 너희들이 힘든데 같이 힘들어야지."라는 말이 목구멍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페스트를 읽으며 당시 상황이 떠오르는데 얼굴이 화끈거리고 부끄러워 똑 죽고 싶었습니다. 페스트 또는 전쟁에 숨지 않고 당당하게 맞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매일 매일 고통과 괴로움 속에서 흔들리며 살아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내야 하는 것이 인간이라고 카뮈는 말합니다.

 부조리한 인간의 삶 속에서 그럼에도 용기를 내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페스트를 한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힘내세요. 당신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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