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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마고촌’, 흙이 도자기가 되는 아름다운 예술농장에서 마음을 치유하다


조진향 기자 / joy8246@naver.com입력 : 2022년 07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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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생겨도 괜찮네.’ ‘작은 풀꽃도 제 모양이 있고 개성이 있네.’

마고촌에 첫발을 들여놓는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크기나 모양이 제각각인 토우들과 이름 모를 풀꽃들이 반긴다. 매끈하게 잘 빚어진 찻잔이나 화병과는 다른 개구쟁이 아이들 같은 토우들의 표정과 마주치자 살짝 긴장이 풀린다.


눈코입이 다 다르다. 눈이 작거나 위로 찢어지거나 쳐지거나 코가 길거나 작거나 높거나 낮거나 입이 크거나 작거나 이빨이 삐뚤빼뚤해도 상관이 없구나. 다들 다르구나, 오히려 같은 모습이라면 개성도 없고 재미도 없었으리라. 그러면서 누군가가 ‘괜찮아, 괜찮아.’ 위로해주는 느낌이 들었다.


푸릇한 잔디밭과 자잘한 야생화, 정성들여 가꾼 나무들 아래에 놓인 투박하고 재미난 도자기 작품들이 어우러진 정원을 둘러보았다.


마고촌의 경계선에는 높고 쓸쓸한 담 대신 토우들이 줄을 잡고 빙 돌아가며 둘러서 있다. 안내판에는 ‘이 토우들은 여러분들의 안전을 지키는 수호신입니다. 선을 넘어가지 마세요!’라고 적혀있다. 
이 안에서는 안전하다는 느낌이 토우들의 표정에서 묻어난다. 위험하거나 좋지 않은 것은 이 안에 발을 디딜 수 없다는 신념을 토우들의 표정에서 읽을 수 있다.


기대놓은 우스꽝스런 토우나 깨진 도자기들이 나무들과 자연스레 어우러져 구성진 가락을 연주해낸다. 자연스레 귀가 기울여진다. 이들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걸까? 어떤 노래를 부르고 있나? 그동안 잊고 있었던 내면의 소리를 듣는다. 낯설다. 너무 오래 내팽개쳐둔 외로운 아이가 말을 걸었다.


초록이 우거진 사이로 작은 오솔길이 보이고 그늘 아래 대리석 탁자와 의자들이 오종종 놓여있다. 잠시 앉아 흘러내린 땀을 들이고 깨끗한 공기를 들이 마쉰다. 감정의 찌꺼기들이 밖으로 쏟아져 나온다.


제멋대로 눈을 감거나 입술을 오므리고 자는 갓난아기 표정 같은 토우들이 느티나무를 지켜준다. 아니 느티나무가 이들의 그늘이 되어 품에 안고 있다.



'사람의 향기와 예술이 공존하는 곳'
철재 아치 옆에 커다란 대문니와 잇몸을 드러내고 문지기 토우가 벙긋 웃고 있다. 메타세쿼이어 그늘 아래 직접 구워낸 탁자와 의자들이 둥그렇게 놓여있고, 사진을 찍는 포토존도 도자기 작품으로 꾸몄다.




키 높은 메타세쿼이어 여러 그루가 서있는 곳에 둥그런 연못이 있다. 개구리밥이 둥둥 떠 있는 연못 속에 개구리가 연잎 위로 뛰어다니고 배 모양의 돌이 물위에 떠 있다. 연못 속 작은 섬에는 석탑과 키 낮은 소나무와 야생화가 심어져 있다.


‘이토록 가꾸자면 잠잘 시간이나 잠시 쉴 틈이 있었을까?’

마고촌장의 바지런함과 내면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작품 속에 베여 있다. 이렇게 폭넓고 다양한 색깔을 가진 분은 어떤 분일까? 궁금했다.


도자기의 색감도 다채롭고 놓여있는 자리에서 주변의 식물이나 하다못해 작은 돌멩이와도 멋진 조화를 이룬다.
 
도자기 체험실 앞쪽 수로를 가득 채운 찰흙으로 만든 구슬은 지난 15년 동안 이곳을 다녀간 장애인들과 함께 만든 것이다. 강종말 촌장은 칠곡군중증장애인 학생을 대상으로 매월 두번 도자기체험 봉사를 해오다가 그 학생들이 취업을 할 만큼 자라 최근에는 마지막주 금요일에 봉사하고 있다. 


잠시 후, 도자기 체험실에서 한무리의 학생들이 쏟아져 나왔다. 방금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신나게 떠들며 지나갔다. 그제야 강종말 촌장의 모습이 보였다.

생각보다 작고 왜소해서 이렇게 약한 분 어디에 작품을 다루는 힘과 감성이 숨어있을지 궁금했다. 곧이어 청소년상담센터에서 도자기체험을 온다고 했다.


그 틈에 작가의 작업실을 구경할 수 있었다. 작가의 초기 작품들과 애정이 담긴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자유분방하고 독특한 작품들을 보면서 굳이 다른 사람과 같아지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느꼈다. 독특한 자신만의 표정을 가진 작품들이 멋스러웠다. 



잠시 후 학생들이 도착했고, 함께 도자기체험을 할 수 있었다. 고령토를 알맞은 크기로 잘라 방망이로 두드려 공기를 빼고 압축 롤러에 넣어 납작하게 눌러 준 후, 도자기 체험실 밖에서 여러 종류의 나뭇잎을 따와서 각자 취향대로 모양을 잡아 밀대로 밀어 도자기에 붙인다. 도자기 표본에 맞춰 모양을 만들어주고, 도자기 크기에 맞게 나머지 찰흙을 잘라낸다. 그리고 뒤집어서 굽다리 네 개가 떨어지지 않도록 붙인다. 그 외에 유약을 바르거나 굽는 작업은 마고촌에서 진행한 후 완성된 작품을 받을 수 있다.







강종말 마고촌 촌장은 “2003년 김천시 남면에 남편이 작업실을 마련해줘서 2007년부터 마고촌이 물을 열었습니다. 남편과 함께 삼성전자대리점을 운영해오다가 도자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남편 덕분에 대학원까지 마치고 작품을 활동하면서 체험농장을 경영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죠.”라고 말했다.

마고촌은 농촌진흥청 농촌교육농장 경북1호로 선정돼 도자기를 주제로 체험과 치유농장을 진행하고 있으며, 해마다 4천여 명이 다녀가는 농촌교육농장으로 성장했다. 얼마 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추천한 당뇨·고혈압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한달 동안 농촌체험과 운동, 식생활 체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편, 강종말 촌장은 계명대 예술대학원(도자전공)을 졸업하고, 계명대 미술대학 강사, 푸름터, 성가양로원 강사. 경북미술대전, 정수미술대전에서 특선 등으로 20여회 선정됐고, 2013년 대한적십자총재 장기봉사원 표창을 받은 바 있다. 농촌교육농장 마고촌 대표이자 (사)한국농촌교육농장 경북지부 회장, 대한적십자사 왜관봉사회 창립멤버로 30년간 봉사하고 있으며, 경북도예협회회원, 구미도예가회, 김천미술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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