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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세훈, 26-공존1(120x120) oil on canvas |
| 부산의 대안적 문화예술 거점인 복합문화예술공간 MERGE?(스페이스 머지)와 문화창작공간 ARTinNATURE 가 공동 기획한 '원로작가 다큐레이팅 프로젝트'의 2026년 첫 전시로 이세훈 작가의 개인전 《공존의 경계에 흐르다: 파괴와 생성, 그리고 시선의 궤적》이 9월 1일(화)부터 9월 10일(목)까지 갤러리 머지에서 펼쳐집니다.
이번 전시는 평생을 예술에 매진해 온 원로작가의 창작 행위와 삶을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로 아카이빙하는 '다큐레이팅(Docu-Rating)'의 일환으로, 작가가 일구어낸 철학적 사유의 정수를 깊이 있게 조명합니다. 다큐레이팅은 '다큐'와 '큐레이팅'의 합성어로, 예술가의 예술세계를 깊이있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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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세훈 개인전 포스터 |
| 1977년 부산공예학교와 동아대학교 미술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16회의 개인전과 수많은 국내외 비엔날레 및 주요 기획전을 통해 도예 조형의 한계를 확장해 온 이세훈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철학적 고찰이 집약된 작가노트를 바탕으로 관객에게 조용한 울림을 던집니다.
작가는 과거 인간 내면의 깊은 기원과 생명의 순환을 다루어온 ‘영성의 고리’ 연작의 연장선상에서, 모순된 틀을 깨어내는 정화 작업을 거쳐 조각과 회화, 파괴와 생성, 추상과 실재의 경계를 허무는 신작들을 선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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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세훈, 26-공존2(50x50) oil on canvas |
| 특히 작가노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전시장 중앙에 머리와 몸통이 완전히 분리된 채 서 있는 '세라믹 벅수(장승)'에 관한 사유입니다.
박물관이나 산사에서 접한 머리없는 불상에서 영감을 얻은 이 작품은, 떨어져 나간 두상이 멀찍이서 자신의 몸통을 집요하게 바라보는 독특한 시선 구조를 형성합니다. 작가는 이 분리된 시선을 현대 사회의 모순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파편화된 초상이자 정체성을 탐구하는 자화상으로 정의하며, 나와 타인, 인간과 자연 사이에 존재하는 은근한 긴장감을 반영합니다. 또한 작품 속 새의 이미지를 통해서는 인간중심적 공존이 지닌 허구성을 풍자적으로 고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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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세훈 작가 |
| 이세훈 작가노트
이번 전시는 과거에 작업했던 주요 작업물 중에 인간 내면의 깊은 기원과 묵상, 그리고 생명의 순환을 다루어온 ‘영성의 고리’ 연작들과 신작 몇 점을 《공존의 경계에 흐르다》주제로 작업하였다. 전시장 안에 우뚝 선 세라믹 벅수(장승)는 머리와 몸통이 완전히 분리된 채 설치되어 있다. 떨어져 나간 머리가 멀찍이 떨어진 자신의 몸통을 멀거니 바라보는 독특한 시선 구조를 형성한다. 이는 가끔 박물관이나 산에서 보는 머리없는 불상에서 영감을 얻었다. 떨어져 나간 두상이 집요하게 몸을 바라보는 형상은 자신의 정체성을 바라보는 자화상과 같은 존재이다. 이 분리된 벅수의 시선은 곧 현대 사회의 모순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파편화된 초상이자, 인간과 자연, 나와 타인 사이의 은근한 긴장감의 반영이다. 이전에 깨는 작업의 연작에서 나 자신이 모순된 틀을 깨는 정화작업의 하나로 작업은 이제 명료하게 정리되었다. 조각과 회화, 그리고 파괴와 생성. 나는 흙 본연의 질감을 끌어올리는 연마와 샌딩, 레이어링 과정을 통해 장르와 형태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으로 발전시키려 한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새의 이미지 역시 인간 사회의 모순과 그 속에서 살아남으려는 우리의 모습을 반영한다. 새와 인간의 공존이 인간중심의 허구임을 새의 모습에서 풍자적으로 드러난다. 깨어짐과 비움을 거쳐 탄생한 형상들은 인간과 사회, 자연과 문명 사이의 긴장을 조용히 드러낸다. '공존의 경계에 흐르다'는 파괴와 생성, 평면과 입체, 추상과 실재가 만나는 지점이다. 깨고 덜어냄으로써 도리어 풍요로워진 이 신성한 공간에서, 관객들이 경계가 허물어지는 순수한 흐름을 느끼고 도예 조형이 전하는 깊은 사색의 울림과 마주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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