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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성주미술협회, 제10회 회원 정기전시회 ‘동행’전


조진향 기자 / joy8246@naver.com입력 : 2022년 0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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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라스 : 당신의 친절함에 감사합니다
철제, 자전거바퀴, 고목, 프리져브드/2022/100x140x30cm/류영희

거울 앞에 서보면 나에게 엄마의 모습이 보이고
엄마에게서 외할머니의 모습이 보인다
유년기 시절 외가에서 행복한 시절을 보냈던 나였지만
언제부턴가 할머니의 모습이 희미한 것 같아 슬프다
서로 다른 시대를 살지만 닮아 있는 모습이 있다
할머니의 사랑은 나에게 삶을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해주는
지혜를 주셨다. 지금 내가 행복한 건 할머니의 모습이
행복해 보여서일까? 정성껏 밥을 짓고 가마솥 뚜껑이 열리는
소리가 생각나고 장날이면 곱게 한복입고 인적 없는
시골길에서도 나를 놓칠라 손 꼽 잡고 걸어주시던 외할머니
늦은 저녁 이불을 지으실 때도 바늘귀에 실을 걸 수 있게
늘 준비해주시던 외할머니를 그려본다

내게도 외할머니가 계셨고, 나도 어느 순간 외할머니가 되었다. 어린 시절, 성주 버들이(유월동) 외갓집에는 싸리울타리가 있었고,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가 계셔서 늘 따뜻했다. 두 분이 나를 바라보던 온화한 시선도 그대로인듯하다. 먼 훗날 나의 손녀는 나를 어떻게 기억할까?

고목나무가 세 개의 자전거 바퀴를 관통한다. 외할머니와 엄마, 나의 삶을 상징하는 세 개의 바퀴가 약간 겹쳐지거나 떨어져서 사각의 프레임 앞에 놓여있다. 말라버린 고목나무에 장식된 꽃들이 화려하면서 쓸쓸하다. 할머니에 대한 작가의 사랑이 잔잔히 스며온다. 내게도 친절한 외할머니가 있었지. 그분에 대한 아련한 추억이 떠오른다. 그럼에도 난 외할머니에 대해 한번도 감사하다고 느껴본 적이 없었다. 외할머니니까 당연히 손녀를 사랑해주셔야 한다고 생각했다. 외할머니의 사랑은 내가 누릴 당연한 권리이자 외할머니의 의무로 생각했다. 한번도 감사하다는 표현을 한 적이 없었는데 이 작품을 마주하는 순간, 가슴 속에는 외할머니의 다정다감함과 나의 무신경함이 동시에 밀려들었다. 6남매의 맏며느리로 시집와서 키가 자그마하니 사과며 감이며 주변에서 나는 과일이나 채소를 머리에 이고 다람쥐고개 너머 왜관장으로 팔러다니셨다는, 자식을 7남매나 두고 늘 먹을 것이 없어 굶기를 밥먹듯 하셨다는 외할머니가 그리운 날이다.



우아한 속물1
Oil on canvas/2022/65x91cm/윤창진

사람은 마주보면서도 각자의 세상이 있고
각자의 생각을 한다. 마주보고 있는 상대도 모두 각자의
세상이 있으며, 각자의 세상은 존중받아야 한다
상대의 세상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상대를 인격체로
인정하지 않는 오만이 마음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며,
이 때 상대가 나와 같은 생각을 하기를 강요하기 시작한다
그 강요는 곧 폭력의 시작이다

그림에서 과장된 눈은 각자의 세상을 의미하기에
상대와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또한 과장된 입과 치아는
각자의 욕망을 상징한다

겉으론 안 그런 척하지만 한꺼풀만 벗겨내면 냄비처럼 끓었다 넘치고 식기를 반복하는 감정의 파도 위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며 휘청이는 내 모습이 보인다. 상대가 나를 인정해주기를 바라면서도 나는 정작 상대를 인정하기 싫어하는 얄팍한 이기심, 오만도 함께. 민낯을 들킨 듯 쑥쓰러운데 이것을 살짝 비틀어 “너도 그렇고 실은 나도 그래”라며 슬쩍 옆구리를 찌르는 것 같다. 마주보며 하하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Print Design Trip
Digital Print/2022/21x14.8cm/김수민
부제 : 제발 그런 것 좀 갖다 버려라

친구들과 첫 해외여행 일본, 캐나다 1년6개월 살기,
미국 한달 살기, 엄마와 떠난 싱가폴, 신혼 여행지였던 괌,
그리고 친구에게서 받은 유럽여행 등 2005년부터 모아온
세계의 홍보전단을 책으로 엮었다

시간 될 때마다 다양한 곳을 여행하며 꽤 많은 자료를 모았지만
일곱 번의 이사에서 온전히 살아남은 유럽, 미국, 캐나다 인쇄물을
소개하고자 한다
17년 동안 가족들에게 제발 버리라며 구박 받았지만
이 종이조각들은 지금까지도 제게 영감을 준다
새로운 곳을 여행하면서 습관처럼 챙겼던 인쇄물 하나하나에
나만의 이야기가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책으로 제작하기 위해 다시 정리하면서 새롭게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놔두면 언젠가 쓸데가 있다는 말을
증명할 수 있어 벅차고 이 기쁜 마음을 뒤로하고
종이 쓰레기 가득한 상자를 일곱 번의 이사에서 지켜주신
어머니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프린트 디자인 트립은 계속 진행중이고 더 재미있는 소재들로
성주미협 전시를 통해 표현해 보고싶다

나도 뭔가를 잘 버리지 못하는 습관이 있다. 미니멀라이프를 위해 간소하고 절제된 짐이 정답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아이들이 ‘사랑해요’라고 삐뚤빼뚤 써 준 편지와 일기장을 어떻게 버리나? 아가 때 신던 쪼끄만 신발을 어떻게 버리지? 이렇게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행복했고 빛났던 시절에 대한 미련 내지는 집착 때문인가? 놔두면 언젠가 쓸데가 있다는 작가의 말에 나도 이렇게 모아둔 잡동사니들이 요긴하게 쓰일 날이 오기를 바래본다.
 


용도불명
호두나무, 오일/2022/112x37x42cm/조신근

두 개의 의자? 탁자인가가 전시실 중간쯤에 놓여 있다. 끌어당겨 앉으면 높이가 맞을 것 같다, 아닌가 의자로 쓰기엔 앉는 판이 조금 넓은 듯. 그럼 좌탁으로 쓸까? 좌탁 위에 책을 펼쳐놓고 보기엔 조금 좁은 듯도 한데, 차 한 잔 올려놓고 이야기를 나눌 수는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이리저리 용도를 궁리하며 제목을 들여다보니 ‘용도불명’이란다. 제목 참! 딱 들어맞게 지었다.



나는 나를 꿈꾼다
Acrylic on canvas/2022/65x80cm/양참결

지나온 시간들은 나를 잊어버리게 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지나온 시간들을 돌이켜보게 된다
그림을 그리면서 온전히 나를 느끼게 된다
시간속에서 자유로움을 느끼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바쁘게 살아온 나 자신을 그림을 통해서 위로하게 된다

밝은 색을 칠하고 위안을 받는다
반짝이는 비즈로 그림을 통해서 나를 꾸미듯 꾸며보게 된다
그리고 또 나를 꾸민 듯 위안을 받게 된다

그럼으로써 나는 꿈꾼다
나는 그림속에서 나비처럼 자유로워지는 나를 꿈꾸게 된다
그리고 위로받게 된다

나 또한 지나온 시간 속에서 정작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잊고 살았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어떤 순간에도 온전한 나를 느껴본 적이 없었다. 그림을 통해 자유로움을 느끼는 자신를 발견했다는 작가의 말에서 나도 그 무엇인가를 통해 나를 발견하고 싶다. 나도 그것을 통해 위안을 받고, 꿈꾸고 싶다.

가을로 들어가는 길목에 날아든 성주미술협회 전시회 소식에 산책을 나가듯 가벼운 마음으로 성주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 들렀다. 책갈피에 넣어둘 은행잎과 곱게 물든 단풍잎을 주워 왔다.

제10회 성주미술협회 정기전시회 ‘동행’전은 9월 27일부터 10월 6일까지 성주문화예술회관 전시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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