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철 작가의 작품전이 갤러리 오모크(칠곡군 가산면 호국로 1366)에서 8월 30일까지 열린다.
지난 2020칠곡아트페스티벌과 겹쳐 오모크에 들렀다가 이영철 작가의 작품을 관람할 기회가 생겼다. 3층에는 ‘유토피아를 위한 조각과 수집’ 김희정 작가전도 8월 1일부터 30일까지 열리고 있다.
마음풍경화
보고 그리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떠오른 순수한 시절의 풍경. 어른이 되면서 잊어가는 것들, 사랑, 우정, 꿈, 눈물, 웃음, 희망, 믿음 이런 소중한 가치들을 그림을 통해 되살려 보고 싶었다는 이영철 작가.
삶 속의 그림
작가의 길을 걸어오는 내내 평생 붙들고 있는 주제로 생활과 그림이 둘이 아니고 직업과 작업이, 생각과 작품도 분리된 것이 아닌 배달되는 매 순간순간이 그림이고 인생인 삶을 대학교 입학 후 지금까지 38년간 변함없이 살아왔다고.
살아보니 인생의 매 순간이 두번 반복될 수 없는 귀하고 빛나는 선물이란 것을 알게 됐고, 그런 까닭에 슬프다고 걷어찬 시간들, 미움과 원망으로 내팽개친 시간들까지도 다 미안하고 감사하기만 하다는.
그림과 더불어 세상에 온 생명들이 함께 행복한 나라를 꿈꾼다는 이 작가는 소시민들의 일상을 함께하며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그림을 더 부지런히 그리고 싶단다.
김선굉 시인 겸 미술평론가는 ‘이영철의 미학코드는 사랑이다. 그 사랑이 끝을 알 수 없는 강물처럼 그의 작품 세계를 가로질러 흘러왔고, 흘러가고 있으며, 붓을 던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흘러갈 것이다’고 이야기한다.
‘캔버스의 시인’이라는 말씀에 공감한다. 이영철 작가의 그림에는 환하고 따듯한 감성이 배어있다. 연인-푸른 봄날의 시, 꽃으로 사랑이라 쓰다. 사랑은 봄꽃처럼, 사랑 꽃피는 시절, 연가-꽃나들이, 꽃분홍 연인이라는 제목도 한편의 시다.
봄날의 노래, 희망적이고 즐거운 멜로디가 흘러나오는 것 같다. 눈에 보일 듯 말듯한 남녀 주인공을 통해 사랑의 달콤함을 들려주고 있다.
삶속에서 만난 얼굴들
모든 인간의 삶은 결국 한 줄 이야기로 남는다. 나는 일상 속에서 만나는 그 소박한 희망의 이야기들을 쉬지 않고 받아 적는다.
나는 드로잉이라는 방법으로 생활 속에서 만난 평범한 인간들의 열정과 사랑, 희망의 에너지가 내재된 현대인의 다양한 삶의 단면을 기록하는데 관심이 많다. 대부분의 드로잉 속에는 그때그때 떠오르는 잠언, 시, 계획. 일기, 인물에 대한 소감 등을 함께 넣었다.
나는 인물을 보고 그리지는 않는다. 직접 보고 현장에서 인물을 그리면 자꾸 그 인물의 형상에 얽매이게 된다. 그러면 선이 자유롭게 그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그릴 대상이 정해지면 유심히, 자주 그 인물의 이미지를 들여다보다가, 막상 그릴 때는 마음에 남은 잔상만 순간적으로 그린다. 엄말히 말하자면 대상을 보고 그리는 것이 아니라 본 것을 그린다.
드로잉에 쓰이는 종이는 작업실로 들어오는 편지지, 엽서, 팸플릿 봉투와 내지, 종이가방, 박스 등을 필요한 색상과 형태로 잘라서 재활용하고 있다. 인쇄된 활자나 주소, 직인 등의 흔적도 남겨둔다.
드로잉은 주로 볼펜으로 한다. 연필은 선을 결단력 있게 긋는데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한번 그으면 지울 수 없는 볼펜을 택했다. 지우기를 포기하면 저절로 결단력이 따라온다. 선묘가 자리를 잡으면 먹, 압축목탄, 수채, 유성펜, 크레파스, 콘테 등으로 추가 채색을 하는 경우가 많다.
나의 드로잉을 통한 일상과의 말걸기는 우리의 삶속에서 매일 만나는 작고 사소한 모든 것이 결국 가장 크고 소중하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담고 있다.
-이영철 작가노트 발췌-
8월 30일까지 무료로 전시되는 갤러리 오모크(971-855)는 매주 월요일 휴관이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3층에는 조각과 그림이 함께 전시된 카페가 있다.
김희정 작가의 그림은 어두우면서 기괴하다. 그러면서 절제돼 있고, 전체를 아우르는 불편한 감정을 지배한다.
일본스럽다할까. 이국적이고 지금까지 접해본 적이 없는 세계를 다루고 있다.
인류가 발전과 진화를 거듭 이뤄가고 있지만 그 길의 마지막은 퇴화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디스토피아적 상상을 심어주게 되었다. 이후 현재의 작업으로 발전되어 부재하는 이상향과 실재하는 모든 것들의 허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유토피아’라는 개념에서 비롯된 <없는 장소> 연작을 하고 있다. 존재하지 않는 것을 바라는 갈증과 실재하는 것들의 허망에 대해 작업으로 풀려내려 한다.
가끔 화면에 등장하는 기괴한 생명체는 삶의 가치를 잃어버리고 신체가 퇴화된 모습으로 진화한 신인류의 모습이다. 마치 벌레와 같은 모습으로 잔류하는 이 신인류가 그리는 세상은 모순과 역설로 가득 차 있다. 토통 알 수 없는 이 세상은 진화와 퇴화, 생성과 소멸, 생과 사와 같이 서로 대립하는 개념이 뭉개지며 만들어낸 풍경이기도 하다.
- 김희정 작가노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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