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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대구미술관, 모순과 역설속에 갇혀 발버둥치는 개인의 삶-‘모던라이프’


조진향 기자 / joy8246@naver.com입력 : 2021년 10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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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나무 가지에 술래잡기를 하며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빠알갈 볼이 걸려있다. 한해도 저물어간다. 10월의 마지막 주 지인들과 대구미술관에 다녀왔다. 무얼하며 한해를 보냈냐 물으면 어영부영 어쩌다보니 한해의 끝자락에 와 있더라고 답할 밖에 딱히 떠오르는 일이 없는… 아니 있다.

↑↑ 회귀 김창열 작(1990)

그 일이 모래 언덕 하나를 지나 온 일이었는데. 아이의 독립과 결혼. 새출발. 이런 것들이 뭉뚱그러져서 몰려왔던 시간이었다. 미술관 앞에서 햇빛 한줌에 단풍잎처럼 오돌오돌 떨고 선 나. 이 불안과 갈팡질팡은 계절 탓이겠지. 나이가 든다는 건 연륜이 쌓이는 것이고 살아온 갈피들이 나를 이루는 것이라지만 구멍이 숭숭난 뼈처럼 무너져 내릴 것만 같은 느낌은 뭘까?

 장 뒤뷔페 작(1976)

며칠 전 인터넷으로 사전예약을 하고 대구미술관을 찾았다. 가을이 먼저 보따리를 풀고 있었다. 코로나19 최종 예방접종을 끝낸 사람은 사전예약 없이도 입장이 가능하다. 모던라이프 얼리버드 이벤트로 10월 19일부터 31일까지 입장료를 50% 할인해 준다.

피에르 알레친스키 작(1990-91)

‘모던라이프’. 대구미술관과 프랑스 매그 재단이 공동 주최한 ‘모더니즘’을 주제로 두 기관의 소장품을 연구해 그 가운데 78명 작가의 대표작 144점을 소개하는 전시회다. 전시는 10월 19일부터 2022년 3월 27일까지 열린다.

샘 프란시스 작(1970)

모더니즘은 기존 양식(사실주의)에 대한 반항으로 일어난 사조로, 이전 사상이나 흐름을 거부한다. 세계대전을 전후해 일어난 모더니즘은 모든 것을 해체한 전쟁의 폐허 위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절규와 허무를 반영한다.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려는 움직임. 낡은 것을 과감하게 깨려는 의지. 태동. 어린아이같은 천진함이 느껴진다.

자코메티의 조각상은 비쩍마른 명태를 연상시킨다. 쓰러질 것처럼 비틀거리고 겁먹은 사람. 바로 나다. 아니 당신인가?

‘풍경-기억’ 섹션 가운데 피에르 탈 코트의 그림은 담벼락이나 나무, 집 등 일반적인 풍경화에 나오는 모든 배경이 생략된 채 강렬한 인상만 파편처럼 남아있는 그림이다. 황토색 배경이 지나온 시간에 대한 따뜻한 기억처럼 느껴진다.

브람 반 벨데 작(1973)

브람 반 벨데의 단순한 삼각형과 선이 문명화된 현재나 전체에서 떨어져 나온 개인의 모습처럼 느껴진다. 장 폴 리오펠의 작품은 갖가지 유화물감의 색감과 두께가 눈길을 끈다. 이런 기법이 무엇인지 도슨트의 설명을 들을 수 없어 아쉬웠다.

장 폴 리오펠 작(1954)

과감한 생략과 강렬한 색상, 자유분방한 형태, 느끼는 데로 표현할 자유. 느낌은 각자의 몫이다. 분열된 자아, 익명성과 고독, 혼돈 속에 살아 움직이는 화석처럼 결코 조화될 수 없는 모순과 불안이 뒤섞여 있다. 파편화된 감정들이 뒤엉켜 고요하고 안정된 삶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장 마사지에 작(1969)

불안하게 운전대를 잡고 감성이 거세된 체 앞만보고 달려가는, 정해진 코스 안에서 배회하는 현대인의 모습과 닮았다. 떨어져 구르는 낙엽처럼 마음 한켠이 시리지만 아직도 햇살 한자락은 어깨 위에 머문다.

앙리 마쇼 작(1968)

작가는 작업하는 이 공간을 버텨내야 되고, 그리는 시간도 버텨내야 된다. 무엇을 쓰고 무엇을 목적으로 하든지 어쨌든 버텨내는 게 작가의 삶이라고 생각한다. -이태호-

장 샤오강 작 '홍매와 약병들'(2012)

파블로 팔라주엘로 작(1962)

신성희 작 '평면의 진동'(2007)

피터 스템플리 작(1979)

장 미셸 뫼리스 작(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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